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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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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벌써 수십만살이 되엇다우


BY 홍일점2004 2005-06-05

울 엄니는

 

지지리 가난한 집안에 고운 백합같이 시집을 와서 청춘을 버린 그런 사람이다

 

인정머리업구 냉정하구 차가운 거기다가 완전 무대포 집안에 시집을 온 것이다

 

그래서 죽도록 고생하구

 

여러가지 힘겹게 병석에서 오래 잇다보니

 

질병등급 3급의 장애인이 되어서

 

두 노인네 밥두 겨우 끌여 드실 정도가 되엇다

 

그간의 일이야 뭐라구 말로 표현이 안된다

 

대수술을 여러차례 햇엇구

 

극도로 쇠약해진 몸은 수술을 견디지 못하구 급기야 수술 부위가 다 곯아서 터지구....

 

마취도 업시 ....

 

곪은 자리 잘라내구 철사로 꿰매길 네차레나 반복햇던 것이다

 

대소변을 육개월 받아내엇구 ....

 

젊디 젊은 좋은나이 서른 여덟 부터 시작하여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 거정 ....

 

그고통이란 이루 말할수도 업엇던 것.....

 

울 조부께서 풍으로 쓰러지시구 조모께서 쓰러지시구 조부께서 돌아가시구 조모께서 돌아가시기정 십이년이 걸렷다.....

 

그런 수만년가튼 세월이 이십년이 흘러서....

 

우리 모녀는 삼십년 남짓한 세월을 수십만년을 살듯이 살아야 햇다

 

어려운 날은 왜그리두 시계도 천천히 가는건디...

 

이러쿵 저러쿵 ....

 

수만년의 세월을 모두 이야기 하자믄 다시 수십년은 걸릴터....

 

엄마와 나란히 누워서....

 

얘야 넌 언제적 일부터 기억이 나니?

 

엄마 난 수만년전처럼 까마득해서 암 기억두 안나.....

 

난 벌써 엄마두 아버지두 맘속에서 초상치른지가 오래 되엇구

 

부처님두 하나님두 내 맘속에서 초상치른지가 수천년을 지낫구

 

나 스스로를 초상치른지는 .....초상 치를 것두 업지 .....태어나지두 못햇으니까

 

난 생일날을 젤 싫어하믄서 여지껏 살아는데.......

 

엄마 난 벌써 수십만살이 넘엇다우....

 

 

뜻업시 눈물이 구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