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부터 풍운(?)의 꿈을 안고
배우는 한식조리사
필기 시험은 장학금도 안 주는데 멋지게
좋은 점수로 한번에 합격이 되어서
폰으로 합격 되었음을 축하 받았다.
실기 시험
3월에 첫 실기 실험을 보러 갔었다.
문제작품은 매작과와 더덕구이 였다.
매작과는 배우지 못했고
단지 인터넷 동영상으로 한번 보기만 했을 뿐이였다.
더덕구이는 길이 5CM로 해라고 했는데
매끄럽게 연결 되지도 못했지만,
바르는 양념장도 너무 묽게 되어서 자꾸 흘러 내렸다.
매작과는 밀가루를 곱게 치대서 하는
꽈리 모양을 내는
한과의 일종인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급한 마음에 생강즙을 넣어야 하는데
생강즙 넣는걸 빼먹고 말았다.
당연히 떨어 졌을거라 생각 했었다.
점수는 60점 카트라인에 58점으로 불합격 처리가 되었다.
학원 쌤은 "그래도 높은 점수 받으셨네요"
했지만, 내 생각은 그렇치가 않았다.
"아니 불합격 시킬려면 한 42점으로 불합격을 시킬일이지
안타깝게 58점이 뭡니까? 치사 하지 않습니까
"저도 일식 시험때 59점으로 불합격 되었는데요 뭐"
아니 여러분 치사 하지 않습니까?
미련 안 가지게 한 40점 대에서 불합격을 시켜야지
꼴랑 2점이 모자라 1점이 모자라 불합격 되는 당사자들의
입장은 얼마나 안타깝 겠는 냐구요
해서 나는 계속 치사 하다를 연발 하도 다녔었다.
두번째 시험 얼마전,
다니는 직장에다
돌아 가신 친구의 어머니를 한번 더 돌아 가셨다고
거짓말을 시키고 "살면서 굳은 일에는 꼭 참석 해야 겠더라구요"
를 강조 하면서 억지로 얻은 시간으로
시험을 치러 갔었다.
시험 문제는 지짐누름적과, 두부젓국찌개였다.
아!!얼마나 다행인가.
집에서 집중이 안되어서 한시간 정도 일찍와서
대기실에서 보았던 중요부분의 문제들이 뇌리를 스쳐가지 않는가 .
두부젓국찌개에 들어갈 마늘은 채썰기고,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방울 떨구어야 하고,
지짐누름적은 꼬지를 빼야 하고,
뒷면에 밀가루를 많이 발라 익히고,
앞면에서는 제 색깔을 내게 한다.
이렇게 숙지 하면서 열심히 했었고,
내가 제일 먼저 내 번호에다 내 작품을 만들어서 출제 했었다.
'주부9단 아줌마의 실력을 따라 올 자 그 누구라 말인가'
두 가지 과제를 출제 하고도 이십분이나 남아서
뒷정리도 깨끗이 청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 입으면서
아주머니들의 이야기에 동참 한다.
불합격 했을거라는 걱정스러운 이야기에
난 자신 있게 이야기 했다.
"꼭 불합격 시킬려면 58점이나, 59점에 불합격 시켜서
간에 불 붙게 만들더라 한 42점에서 불합격 안 시키고 말이야
치사하지 않나요 그쵸?"
그렇게 시험을 치르고
인터넷에서
큰 뷔페 식당에 조리사 모집에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넣을때도
한식조리사 시험을 쳐논 상태고 당연히 합격을 했을 거라고
저를 선택하면 절대 손해보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
아니 빵빵하게 글을 올렸었다.
그....
러....
나....
합격자 발표날
그것도 자정을 막넘긴 그 시간에
네 수험표에는 불합격이라는 글자에
점수는 내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42점이였다.
아악~~~~~~~~~~~~~~~~~~~~~~~~
나는 정말 미치고 폴짝 뛰고 도는 줄 알았다.
거실에다 머리 쿵쿵 짖받고
화장실에서 머리 한번 쿵쿵 짖받고 변기통 한번 차고
주방에서 물 먹다가 머리 쿵쿵 짖받고 냉장고 한번 차고
내 침대에서 훌러덩 누워서 통곡(?)하다가
이런 내꼴을 보고
내 딸들이 "엄마 그 까이껏 다시 한번 더 치면 되지 뭐어~~"
"그래요 다시 한번 더 치세요 원서 넣읍시다 "
제법 어른 같은 위로를 해준다.
두부젓국째개는 맑은 국물을 내어야 하는데
국물 낼때 좀 버벅 거린것,
두부 가로길이, 세로 길이, 두께가 안 맞았을것 같고,
지짐누름적은 두께가 안 맞은것 때문일까?
표고버섯 때문에 어쩔 수 없었는데,
참, 계란이 완전히 다 안 익었던것 같았는데
꼬지 뺄때도 먼저 양면을 다 잘라서 뺄때 좀 흉하긴 했었다.
그렇다고 42점은 너무 한것 아닌가?
뭐가 그렇게 낮은 점수 받을짓을 했더라 말인가?
그래도 완성품은 폼만 나더만
이제 잘핸것 보다
못핸 것만 주마등 처럼 스쳐가면서
당장이라도 시험관을 만나고 싶었는
내 마음은 조금씩 달래 본다.
그래 될때 까지 다시 하는거지 뭐
한식조리사 주최척
니 똥 굵다
니 똥 칼라다
하나도 안 치사 하다.
못 친 내가 치사 하다.
된냐 됐어?
이제 세번째로 원서를 넣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