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후...
옷을 갈아입고, 휴지를 두어장 챙기고, 비닐봉지를 챙겨서 집을 나선다.
우리 보리하고 남편하고 같이...
비가 오거나 별일이 없는 한 일주일에 4~5일은 같은 그림이다.
이제 한달 쯤 되었나?
갱년기에 들어서니까 달라지는 내 몸을 챙길겸,
조금씩 무거워지는 뱃살을 달래기도 할겸....
집을 나서서 조금 걸으면 치르게 되는 보리의 볼일도 치우고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빠른걸음으로 걷는 시간이 한시간 가량..
거리상으로는 5km 남짓...
초록 잔디위에 피어있는 노란 개민들레를 보고,
길가 유치원 마당 풀밭에 풀어놓은 토끼들과 인사를 나누고,
빨간 열매가 먹음직스러운 딸기밭을 지나,
비릿한 냄새가 나는 제밤나무길도 지나고,
너무 향기로운 밀감꽃 냄새에 코를 킁킁거리면서 걸으면
나도 모르는 행복에 취해 헤롱거리며 돌아오게 된다..
가는길에는 힘들다고 바닥에 엎드려 보채던 보리도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오는 길에는 너무 신나게 달려서
줄을 잡고 가는 남편이 같이 뛰어야 할 정도이다.
행복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무에있겠는가..
이게 바로 행복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