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늘 새벽 세시에 잠이 들었다.
안 자는게 더 안전 하겠지만
그래도 직장을 가야 하는 몸이기에 잠깐이라도
자는게 더 나을듯 싶어
침대로 자러 갈때
정확히 새벽 5시면 일어 나는 신랑에게
부탁을 했다.
"낼은 딸내미 수학 여행가는 날이고
아침 6시 30분 까지 학교에 가야 하니까
나도 자기 일어나는 5시에 꼭 깨워죠
도시락 사야 하니까 말이야 꼭이다."
이렇게 신신당부를 하고 잤는데,
찬란한 햇살에 눈을 뜨니
6시30분...
미치는 줄 알았다.
급하게 딸을 깨우니
딸은 울상에 우는 목소리로
"이제 어떻게"를 연발 하고 있다 가
날 째려 보더니,
"엄마 어제 늦게 까지 컴퓨터 했지 "
하면 째려 보는 글썽거리는 내 딸의눈을
바로 볼 수가 없어,
전전긍긍....
학교 앞에서 "쪽팔려서 어떻게들어가지"
하는 딸에게 나는
"미안하다 진짜 미안하다"
고 이말 밖에 할 말이 없었다.
내 가 깨워 준다고 약속을 했고,
새벽 까지 컴퓨터도 했기 때문에
난 진심으로 내 딸에게 사과를 했었다.
이빨도 못 닦고 나온 딸은 교문으로 들어 가고
딸의 도시락을 김밥집에서 샀는데,
도저히 학교 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엄마가 도시락 넣어 줄께"
라고 말했을때
"아니 괜찮아"
하고 들어간 딸 말도 거슬려 지만
일어 나자 마자 부시시한 모습으로
선생님과 딸의 친구들 앞에 나설 용기는 더 더욱 없었다.
잠깐 망설이다.
뒤문으로 가니 아니나 다를까
관광버스 기사님들이 계시는게 아닌가.
난 솔직히 자수 하는 심정으로
말끔한 남자들 앞으로
어줍찬게 쪽 팔리는 모습으로 다가가
이야기 했다.
"제 딸이 여기 학교 학생인데요
제가 오늘 늦게 일어 나는 바람에
도시락을 못 전해 주어서 부탁좀 드릴려구요"
흔쾌히 허락 했기에 짱 멋진 기사님들에게
고마워서 같이 드시라고
음료수 한 박스를 사다 드리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
딸아이의 선생님께 문자를 세통이나 넣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긴 했지만,
집으로 오니 얼마나 기운이 빠지는지
찬물에 샤워 하고
빈속으로 출근을 했다.
오후 시간
딸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 내 무사히 도착해서 수학여행가구 있써
잘 다녀 오께요 친구 폰이야 ~딸이'
답을 보냈다
딸의 친구 폰으로
'오늘 진짜 미안하다. 좋으 추억 만들고 재미있게 놀다 와라'
그리곤 한가지 남은 나의 일은
신랑에게 오는 폰을 받지 않았다.
깨워 주기로 했어면 깨워 줘야지
뭐냐구...
내 폰에는 부재중 수신 3통이 남편의 폰번호로 뜨고 있다.
"자기는 쓸데 없는 전화는잘하면서 왜 오늘 아침 같은 경우는 전화 한통 안하는데
일어 났는지 안 일어 났는지 확인 전화 해봐야 하는것 아니가"
"니가 일어 났다고 가라고 했잖어 그래서 일어 났는줄 알았지"
우리집 일번은 나다.
우리집 가훈은 '엄마말이 법이다'다
우리 신랑 말로는 내한테 쨈도 안된다.
악다구니 서면 악악 거리는 내 말에
남편은 인정 한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일어나는것 확인 했어야 하는데"
그러면서는
"아이씨이~~오늘 잘 해볼끼라고 점심때 장어탕 먹었는데
밍아(우리집에서 키우는 싸가지 없는개쉐이)~~
내하고 같이 자자"
오늘의 교훈
절대 안하는짓은 하지말자.
평소때 처럼 하는 짓만 하자.
두번 다시 미안한 엄마는 되지 말자는 교훈 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