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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들을까봐


BY 마음아파 2005-05-11

손녀가 보고 싶어 작은 아들집에 갔다.

며느리가 "어머니 뭐해 드릴까요?"

'있는거  그대로 먹자.'김치하고 된장하고

시어른 오실 때나 신경 좀쓰라 식성이 좀

까다로우시잖느냐 그럼 시원한 냉면 해 드릴께요.

오냐 됐다'  며느리는 싱크대로 가는데 어째

배아픈게 보통이 아니고 진땀이 나고 배아픈

조짐이 몇년 전 요로결석 앓을 때와 비슷했다.

이어 아들이  밖에서 들어오는데 어미의 동정을 보고

"엄마 병원가야 겠어요. 그래보이재 얼른 차를 타라고

해서 병원으로 가는도중 "엄마 우리집에는  엄마가 편찮으면

큰일나요.엄마 건강 조심하세요." '우리가족 누구는? 모두가 건강해야지'

꼬꾸라질 듯 아픈배는 예상대로 요로에 돌이 박혀서 아프다는

의사선생님 말이다.

응급실에서 남편과 큰아들께 전화를 한다.

한걸음으로 달려온 아들과 남편, 토요일이라 모두가  귀가 한 상태

우선 급한대로 진통제를 놓아준다.

그것도 잠깐  2-3시간 간격으로 주사를 놔준다.

날이 밝아지는데 모두가 곁에서 잠을 못자고 아내와 어미를 지켜본다.

남편이 자리를 잠깐 비운사이 논문 발표가 있다면서 며칠째 밤을

홀딱 새다싶히 하는 큰놈을 보고 '학교에 가거라 너가 있다고 낫는것도

아니잖아 견딜만 하니 가거라'   라는 나의 말에 "엄마 논문요?

내일 하룻밤 더 새며 되니까 걱정을 말란다. 큰아들이 또 엄마가 아프면

큰일나요. 엄마고생 하신거 우리가 지켜봤잖아요. 아버지는 하고싶은거 다하시고

원없이 사셨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들은 내 몰래 아버지 용돈도

곧장 잘 드린다. 아버지를 무척 이해하려고 한다 꼭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라고

귀가인사를 한다. 이런 아들을 남편은 무척 든든해하고 의지한다.

내 아들이지만 괜찮아 라는 소리를 자주한다.

그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면 "엄마 아프면 큰일나요."

가슴이 찡하지만 남편께 미안한 맘이든다. 들었으면 얼마나 섭섭해할까

젊었을 때 일을 생각하면 밉다가도 아들이 내색을 하니까 왠지

듣기가 거북하다. '그렇게 생각하지마 지나간 일이잖아 지금 잘

하려고 노력하시잖아 ' "예" 두분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합니다.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 큰아이가 그 소리를 할때  작은애는 업고

한살위인 큰애는 걸리면서 애보는 할매집을 찾아갔던 때가 어제같다.

기억하고 있을까 큰 애는 그 어릴 때 일을 그래도 그때는 너들이

나의 힘이였기에 씩씩하게 이겨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