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04

오월은 나를...


BY 도영 2005-05-11

나를 환장하게 만드는 오월이다.

오월이 오면 가슴속에 차였던 열정들이 팝콘 터지듯이

터질것 같아 내감정을 추스리기 바쁘다.

아카시아 꽃향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오월의 햇살이 연두색 새싹들을 애무하며 쏘아대자

대지속에 연둣물이 스며들어 온통 세상이 연두빚이다

요 몆달째 꼬여진 인간관계를  풀려다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작은 미련이나마 남아 있을때에는 머리가 복잡했고 가슴이 아팠지만

그 작은 미련마져도 부질없다 판단되니 그날부터 마음의 평정이 찾아들었다.

마침표를 찍기전날 시바스리갈을 마시고 남편앞에서 펑펑 울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통통부어 오늘은 외출을 포기하고

침대위에 나른한 몸을 눕히려니 전화가 왔다.

"도영..나 설희야.오늘 뭐해?나하고 아카시아 축제 갈래.."

절친한 친구는 아니지만 서로가 좋은감정을 품고 이따금씩 통화를 하는 친구였다

"학교는 어쩌고?"

초등학교 교사인 그친구는 학교가 노는날이라며 여행을 가자했다.

"나 어젯밤에 울어서 꼬라지가 엉망인데..어쩐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낭창한 목소리에 그녀는

"왜..초상났어.울게..썬글라스 끼고 나와."

몆달만에 보는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스페인산 레드와인을 내밀며

"도영 ..남편하고 저녁에 같이마셔."하며

와인병을 내미는데 오월에 햇살만큼 상대의 마음이 베어나왔다.

우리는 아카시아 축제가 열리는 칠곡으로 차를 몰았다.

좋아진 세월 만큼 좋아진 도로는 쭉쭉뻗어 1시간만에 축제장 입구에 도착을했다.

주최측에서 제공한 미니버스를 마다하고

두여자는 3킬로의 산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는데

온산이 아카시아 향으로 진동을 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아카시아 꽃잎은 천연향수를 만들어내고

노란 애기똥풀이 지천에 깔려 나비떼들을 유혹을 했다

연두색 숲길을 헤치고 축제장에 다달으니 축제분위기가 절정이다.

아카시아 숲속 한가운데 마련된 무대에서는 문화행사가 한창이고

우리는 여유롭게 오후 햇살을 가려주는 아카시아나무 그늘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경이로움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해질녁  와인빛같은 노을빛은 숲속을 레이져 광선쇼를 보는듯 황홀하게 수를놓고는

축제장의 저녁은 그렇게 어둠의  차양이 내려지고 있었으니..

포항으로 돌아오는 도로는 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어둠속에서 은은한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어둠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차량들에 움직임에

싱그러운 오월에 공기에 나는 가슴이 울렁거렸다.

연두빛 계절의 길목은 중년여인을 환장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게 분명하다.

조사해봐야겠다

연두빛의 정체를..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