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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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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는 얼굴 뒤로...


BY nasoul 2005-05-07

요즘은 제 눈에 눈물이 흔해졌습니다.

 

한창 흩날리는 송화가루 모양 제가 지금...

 

아버지가 그리워 많이 웁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날짜는 열손가락을 다 꼽아야 하는데...

 

가신 그 세월 보다 더 간절히 보고 싶음은 어찌된 일인지..

 

오월..새 생명이 또 한자리를 차지 합니다.

 

11살이 된 큰 아이 17개월에 먼 나라로 가셨으니..

 

이제 잊혀질만도 한데 그저 가끔 이렇게 보고 싶어 혼자 몇자락씩

 

아버지 아버지 라고 되내입니다.

 

부모 맘이란 것이 부모가 되서야 그 심정을 안다더니..

 

지금 제가 그 짝입니다.

 

끼니는 간곳이 없는데..자식 농사는 풍년이고,

 

이제 셋을 먹이려니 갖은 것은 빈손이고,

 

세월은 물결이고, 눈만 꿈벅거리며 눈치보는

 

아이들 틈으로 밀리는 회안들은 나 자신도 주최 할 수 없어

 

애꾸은 아버지에게만 '도와주세요 아버지..도와주세요..'

 

하루에도 몇번씩 그렇게 뱉어 버립니다.

 

돌아가신 분에게 따뜻한 밥한끼니도 못 해드렸으면서...

 

저 아쉽다고 쉽게 쉽게 아버지를 찾으니...

 

큰 딸이란게 별 쓸모가 없습니다.

 

소녀시절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대뜰에 나와 쪼그리고 앉아 짝사랑에 눈시울 붉히며, 

 

빗소리 마저도 슬픈 노랫 소리로 듣고 있노라면,

 

아버지 "따끈한 만두 사주랴..순대 먹으러 갈래"

 

장난끼 있는 얼굴로 말 걸어 오던 그 모습이

 

그 옛날 짝사랑 했던 님보다 더 깊게....생각 납니다.

 

가끔 엄마는 "가신분 생각하지 말아라"

 

무슨 감이라도 받는지 뜬금 없이 제게 말을 건넵니다.

 

" 생각안해요. 생각해봐야  오시는 것도 아니고.."

 

퉁하게 말을 뱉어 놓고, 부부정 깊었던 엄마 심정

 

다시금 생각나 돌아서서 괜실히 울컥 합니다.

 

엉덩이 두들기며 애정표현 하시던 아버지...

 

가위에 잘 눌리는 엄마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팔베게 해서 끌어 안고 주무셨는데...

 

다음날 싸늘한 죽검으로 곁으로 오셨으니...

 

우리 엄마 심정이야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까요.

 

" 정서방이 꼭 니 아부지 같다 "

 

워낙 싹싹한 애들아빠 보면서 엄마는 아버지를 꿈꾸는 거 같습니다.

 

돈이 없어 그렇지...엄마나 저나 

 

사랑엔 아직 얼굴 찡그려 본적이 없습니다.

 

세월이 가는 만큼 성숙해야 하는데..

 

세월 만큼이나 그리움은 짖어지니...

 

성숙 뒤에 남는 것은 그리운 세월의 무상함 인가 봅니다.

 

내 어린시절 우리 딸아이 만할때 일기를 꼭꼭 눌러 쓰고 있으면,

 

아버지 옆에서 연필 깍으시며 쓰는 손 넘어로,  

 

글씨 쓰는 것 만으로도 신기해 하시던 모습이...

 

지금 제가  딸에게 느끼는 감정과 똑 같을 것입니다.

 

부모 은혜 갚는 길은 다음생 다시 어버이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얼핍 들었습니다.

 

지독히 사랑했던 만큼 지독히 그립습니다.

 

짖은 산천의 싱그러움은 느낌이 없는데...

 

10년의 세월 속에 깃든 아버지의 그리움은 아직도

 

살결의 느낌 처럼 찾아옵니다.

 

투박했던 그 손마디 위로 아버지의 인생을 그림 그렸듯....

 

언젠가 펼쳐질 내 그림도 값을 매기며, 비온 뒤 올 싱그러움에

 

아버지 얼굴을 세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