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오 년 쯤 전에 여자들 몇명이 모여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중의 나이 지긋한, 아마 지금 내 나이쯤, 여자가 말했다.
"영어하는 일이 스트레스라니까요. 왜 그리 치킨과 키친이 혼동되는 지 몰라..."
그 말을 듣던 삼십대 중반의 나는 그 여자가 머리가 나쁜가 보다고 생각했다.
나도 영어를 못하긴 하지만 아무리 키친과 치킨이 혼동될까 싶어서...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아들에게 물었다.
"엄마는 언제 키친매니저에서 가든매니저로 바뀌는 거야?"
요즘 아들과 음식점을 열기로 하고 준비 중인데 아들은 종업원 인터뷰하는 중이다.
종업원의 종류가 처음엔 수습이었다가 A급, 혹은 B급 종업원이 되고 키친매니저, 프런트매니저가 된 후 제너럴 매니저가 되는 것이란다.
처음엔 엄마인 나는 키친매니저, 아들은 프론트매니저겸 제너럴매니저를 하는 것이라 하였다.
종업원들이 일을 배우면 엄마는 꽃밭 관리만 하면 된다고 하기에 그게 언제쯤인지를 물은 것이다.
아들이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그것은 엄마가 키친과 치킨을 제대로 분별해서 말할 줄 알 때라고나 할까..."
또 나도 모르게 키친이라고 해야 할 말을 치킨이라고 했던가보다.
요즘 툭하면 이 두 단어가 혼동된다.
세월 탓이다.
"정말 영어하는 일이 스트레스다. 왜 이리 치킨과 키친이 혼동되는 것일까..."
그리 말하던 여자를 멍청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분명 내게도 있었는데...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