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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


BY 한공주 2005-05-04

2년전 5월은 우리 가족에겐 어지러움이였다.

 

햋빛의 따사로움도, 꽃의 피고짐도 느끼지 못했다.

 

누구보다 건강하고, 청년다움을 큰 자랑으로 여기시던 아버지였기에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어지러움 그 자체였다.  아버지 본인은 어떠하셨을까 짐작도 하지 못했다.

 

한밤중의 토혈과 동시에 혈변 그리고 응급실 ...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아버지는

 

이상한 일이라며 의아해 하셨다. 하지만 결과는 위암.  20년 전에도 위 절제수술을 받으신 분

 

이라 수술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아흔을 바라보는 어머니와 아직 짝이 없는 아들,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내,육남매의 장

 

남이란 자리, 어느하나 소홀하게 넘어갈 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였다.  하나뿐인  사위와 집

 

앞공원에서 담배 한대를 얻어 피우시며 수술받지 않고 조용히 정리하신다고 말씀하시며 하

 

늘을  올려다 보시는데 아버지의 눈에서도 사위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봄은 너무 따사롭고 맑고 화창하다. 우리 가족의 마음처럼 ...

 

뿌연 황사도 싹 가신 맑고 파란 하늘을 기쁘게 볼수있다.  얼마전 아버지는 육남매를 데리고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오셨다. 그동안 마음쓰고, 애쓴데 고마움의 인사로, 모두와 같이 보내

 

고  싶으셨던게다

 

 평소에도 조용하시고, 장남으로서의 권위와 따듯함을  지닌 분이시다.  말씀이 없으셔도 사

 

랑을 느낄수 있었고,의지가 강하시고 겯가지가 없는 분이시다. 이런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이

 

렇게 인내하며 견디실줄은 몰랐다. 한번을 소리내어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참

 

으며 견디셨다. 밤에 앓는 소리가 나는걸 아시곤 엄마 못 주무신다고 따로 주무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완쾌되어 우리 가족이 다시 생기가 돌고, 아흔이 되신 할머니가 아들에게 고맙다고

 

말할수 있어서 너무 좋다. 엄마, 아버지 제 옆에 계셔서 정밀 고맙습니다. 부모님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주 많이 느끼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와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낄수 있게 저도 아버지처럼 중심 잃지 않고, 잘 키

 

우겠습니다.  아버지처럼 인내하며 온화한미소로  아이들을 대하겠습니다.  아버지 오래오래

 

제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올 봄은 햋빛이 참 좋습니다. 따사로움을 마음껏 누리세요.

 

사랑해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