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잘 참아낸다 싶었다..
저 넝감탱구가..
으찌된 인간이 아이한테 샘을 내냐고요..
아이 어려서 모녀지간 히히호호 잼나게 놀고 있으면
은근슬쩍 심술부려 꼭 파토내게 하더니
나이 먹어도 못고치네..
고질병이여..암케도..
요즘 아이 시험기간이라 내 신경이 온통 아이에게 쏠려있다.
먹는것도 아이 중심이요..
자는 시간 쉬는 시간.. 아예 라이프스타일을 아이에게 맞춰놓고 산다.
준비기간 부터 시작하여 한 삼주째 그렇게 보내고있다.
울집 남정네도 동참하여 잘 따라와 주는가 싶더만
에그..
조 심술대마왕 심뽀가 어디 가겠누?
그래도 한동안은 내가 힘들어 하면 자기가 대신 총대 메서
나보고 자라고도 하고 밥도 아이 먼저 먹였으면 알아서 챙겨먹곤 하더니
그려..오래 갔네..이번엔..
아..그래도 잘 참더만 하루 남겨놓고 본색을 드러내냐..요 똥꼬심술대마왕아..
어제 저녁먹고 온다는 전화가 왔다..
아이한테 받으라 하고 바꾼다 하는거 "걍 끊어." 했다..
고기서 우선 필 꽂혔겠군..
12시 넘어 얼큰하게 올라 들어온걸
문만 열어주고 아이 공부 하는거 도와주느라 얼굴도 안쳐다봤다.
두번째 필 꽂혔겠군..
잠시 아이 쉬는틈 이용해 쇼파에 눈 붙이고 있는데
달그락 소리나 쳐다보니
그 늦은시간에 밥 먹겠다 주섬주섬 꺼내놓네..
"시간이 몇신데 밥을 먹어..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은 오~노입니다.."
멋적은 듯 "더 먹을려 했는데..'
"그만 두셔..잘거 면서 그리 먹으면 어떡하나 이 양반아.."
"아..보초 서야지..오늘도.."
"됐네요..오늘은 사양입니다..행여나 보초 서겟다..얼굴 벌겋게 물들여 와서는.."
세번째 필 꽂혔겠군..
다먹고 치우는듯 또 달그락 달그락..
쳐다도 않보고 쇼파에 눈감고 앉아 있는데
턱하니 등 붙이고 누워선 "이불 하나 갖다줘.."
"이 사람이..들어가 자..왜 여기서 그래.."
"나 코골고 잘텐데 시끄럽잖아..그럼 이따가 너 잠 못잘텐데..
그러니까 나 오늘 여기서 잔다."
"아 들어가 주무쇼..나 오늘 쇼파서 새우잠 자야혀..임무교대도 못해줌서 무신 소리여.."
네번째 필 꽂혔다..
에이..
그러더니 눈 질끔 감아버리네..
잠시 잇으니 집안이 떠나가라 코를 골아대네..
"일어나..들어가 자.."
마구 마구 흔들어 댔더니
"나 들어가 잘테니까 이따가 시끄럽다고 깨우기만 해봐라.."
"아..나 오늘 거기서 안잔다고요..신경 끄쇼."
말 끝나기 무섭게 찬바람 쌩하니 일으키며 들어가 문을 탕 닫는다..
저런 저런 밴뎅이소갈딱지.
어째 잘 참는다 햇다..
하룻밤만 말 들으면 될걸..
여직 잘했던거 다 숲으로 돌아갔네..
아침에 일어나 어기적거리며 나오는걸
"이 똥꼬심술대마왕아~~~~~" 하고 냅다 소리 질렀드만
왜 그러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왜 좋은 술 마시고 들어와서 거실서 자겠다 심술을 부린데 부리긴.."
않그래도 피곤한 사람 더 피곤하게 보태주니 고맙수다..
이제부터 똥대왕이라 부를겨..
똥꼬심술대마왕을 줄여서 '똥대왕'..
"아..그냥 나는 너 생각해서 그런거지..너 편히 자게 할라고.."
"그짓말..괜히 심술 부린거잖아..거실에서 자겠다고..이제부터 똥대왕이다.."
출근하는 뒷꼭지에 대고 외쳤다..
"똥대왕 잘 댕겨와~~~똥꼬심술대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