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아들을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 내친김에 시댁에 갔다.
혼자사는 시부와 둘이서 점심을 해먹고 시간 남는다고 재래 시장에 가서
이것 저것 구경을 하며 돌아 다니는데 전화가 온다.
" 엄마, 왜 전화 받어? 요가하러 안갔어? "
으~잉 , 요가? 어머나니나, 깜박 잊어버렸네. 끝날 시간 다됐으니 어쩐데...
저녁때 반장이 뭔가 확인 받겠다고 내려왔다.
" 집에 계신데 왜 반상회 안나오셨어요? "
냉장고에 8시 반상회 라는 메모를 붙여놓고도 그냥 밥을 먹고 있었던 나!
하도 반상회 참석을 안해서 이사간줄 알았다나..........
매번 집에 있으면서도 반상회 참석을 못해서 벌금만 물고있다.
다음엔 억울한 벌금 내기싫으니 인터폰을 하든가, 나를 데리고 가라고 부탁하고...
수요일엔 오후에 요가를 잊어버릴까봐 외출을 못했다.
목요일 아침 수영하러 다녀왔다.(화,목,토)
오후에 딸도 학원에 보냈다 (화,목,토)
딸내미가 데리러 나오랜다. 버스정류장으로,
집앞 버스정거장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전화가 온다.
" 엄마!!! 어디 있는거야??? "
나는 집앞에서 기다리고, 딸은 학원앞에서 기다리고...
씩씩거리며 차키를 가지러 집으로 들어오며 밤에 분리수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경비실앞을 지나가는데 깨끗하다.
어? 왠일이지?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아직도 시작안했나?
보통 초저녁부터 하던데.........
그순간 또 착각을 한거다. 목요일저녁을 수요일저녁으로...
예전에 어머님이 장보러 갈 메모쪽지를 못찾고 헤매다 세번 네번씩 장보러 다닐때
속으로 많이 웃었었다. 어떻게 메모지를 잃어버릴까 하고....
요즘의 나는 너무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조금있다 해야지 하고 뒤돌아서면 싸~악 잊어버리고 마는것이다.
식구들에게 한마디 했다.
" 엄마를 믿지 말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