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힘이 막 솟구치더니...오늘은 아침부터 모든것이 다운상태다.
'이런날 조심해야지'생각뿐 항상 반복되는 나의 소심행각...
이제16개월된 딸아이를 걸려서 동네 마트에갔다.떡뽁이가 먹고 싶어서
참다 참다...딸아이 말릴틈도 없이 이곳저곳헤집고 다니다 손에 뭔가를
들고 논다.금방 떡뽁이 재료만 사면 되니까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재료들을
찾아 바구니에 담는다.
마트 주인부부인지직원인지 남녀가 내딸 귀엽다고 농걸고 얼르고 한다.
딸아이손에 계란처럼생긴 초코렛이 두개 들려 있고 딸아인 그것을 서로 부딪쳐
보고 조아라 한다.
이제 그만 가자고 손에든 초코렛을 빼앗아들고 제자리에 갖다놓는다.
갑자기 방금전까지 딸아이 귀엽다고 헤헤거리던 두 남녀가 표정이 변한다.
재빠르게 아자씨 초코렛 놓은 자리로 가 쭈그리고 앉아 주도면밀하게 살핀다.
아줌마 나에게 표정 근엄하게 묻는다.깨지지 않았냐고....바보같은 나."안깨졌어요"
계산하고 나오는데 아줌마 내 등뒤로 궁시렁궁시렁...깨졌으면 어떡하노?
아저씨 아직도 초코렛계란인지.계란초코렛인지 더미를 헤집으며 눈을 부릅뜨고 살피고
있다.
마트에서 나오는데 이유없이 짜증이난다.물론 오늘 계속 그렇긴 했지만...
'안깨졌으니 제자리가져다 놨죠.그거 얼마한다고 깨졌으면 사가죠.'라고
한마디 해주고 나올껄 그랬나? 아냐,그사람들 입장에선 당연히 그렇겠지'
소심한나 공원에 도착하기 전 5분정도 그생각을 한다.으~휴
딸아이와 자주노는 집앞 공원...며칠전 보았던 한쪽 다리를 다쳐 쩔뚝거리는
비둘기가 무리에서 이탈해서 혼자 거닐고 있다. 동물에 대한 동정심이 유달리
많은 나...울딸 과자봉지에서 과자를 꺼내어 던져준다.
'집에 데려가 치료해줘야겠지.글구 날려 보내자.근데 주위에 사람도 많고,잡으려면
달아날텐데...아냐 무슨 이런생각을...봐!아무도 아픈 비둘기따위에 관심이 없잖아
유난떨지 말고 먹이나 주고 가자...근데 넘 불쌍타...치료하면 살테지만....'
혼자 별생각을 다하고 있는데 유모차를 끈 애기 엄마가 오고있다.
아이를 착내리더니 나처럼 과자봉지를 꺼내고 비둘기 앞에 내민다.
글구 아이한테 비둘기보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는다.도통 비둘기의 아픈 다리따위는
별관심없어보이는 눈치다.
생각많은 소심녀 또 혼자 생각한다.'봐 !암두 관심없잖아.요즘세상에 누가...'
글구 집으로 들어오는 동안 별생각 다했다.기분도 여전히 꿀꿀하기도 하고...
세상도 각박하고 나도 쓸데없이 생각이 많은거겠지...라고 씁쓸해하곤 말았다.
오늘은 쫌 다른날일뿐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