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의 외출!
고향을 떠나온지 어언 30여년 전이다.
시골엔 부모님이 안 계시기에 가고파도 가기싫은 그야말로
마음속에 숨겨둔 가슴 아픈 나의 살던 고향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작년부터 고향에 가고싶은 생각이
슬며시 나의 자신을 흔들어 깨웠다.
예전엔 그렇게 일거리가 사시사철 많은 고향이 사실 싫었었다.
쉬는 휴일이면 어른들의 일을 언제나 도우는 시늉이라두 했었기 때문이다.
때론 토요일날 교복입은 차림으로 논으로 달려가 엄마와 함께 논에
김을 메는 일이 더러더러 있었다.
그러한 고향 생각을 하면 사실 별루 가고 싶지가 않았구
일찍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시는 바람에 가슴 아픈
머나먼 해남땅이 아니었던가?
그런 나의 고향을 나이의 갱년기 탓인지 아님 봄바람 탓인지
며칠전 마음이 넘 우울해서 큰 마음을 먹구 고향행을 감행했다.
고속버스로 5시간 30여분을 달려 닿은 고향읍에 언니 형부
데리러 마중을 나오셨다.
얼마나 좋아 하시는지 고향의 산천을 한바퀴 돌아 구경 시키시구
곧 바로 완도의 불목리에 있는 해신 촬영지로 향했다.
촬영지를 한바퀴 돌아 어느 횟집에서 맛있는 회와 전복 매운탕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구 오는길에 이모님 댁에 들려
그리운 언니네 집에서 오랫만에 너무나 푹 잤나보다
요즘 잠도 잘 오지않구 공상만 잔뜩 머리속에 남아있었는데
오랫만에 밟아본 고향의 흙 냄새에 푹 취해 버렸나 보다.
다음날엔 언니 부부는 계모임에 나가시고 혼자서 가을에 말려둔 고추 꼭지
따느라구 눈물 콧물 재채기까지 나오는 바람에 결국엔 마스크까지
끼구서 고추꼭지 따는데 서울에서 직장을 다녔던 고향 친구가
이웃면으로 시집을 가서 살구 있는터라 전날 전활 했는데
데리러 온다구 준비하구 있으라 했다.
머리 감구 도로포장 페인트칠 하구 있는데 친구의 남편과 함께
데리러 오질 않았겠는가?
셋이서 30여분의 거리에 있는 땅끝 마을에 도착해서
다시금 맛있는 회와 매운탕으로 이른 저녁을 먹구 땅끝의 전망대 밑에까지
가서 사방팔방을 바라다 본 확 뚫린 바닷가와 수십개의 섬!
사방으로 둘려쌓인 산 봉우리들!
그져 바라만 봐도 좋은(노랫말 처럼)
나이먹어 바라다본 고향의 산하는 너무나 아름답구 멋있어라~~
예전에 그 아름다운 고향을 몰랐었다.
나이가 들어 결혼후 22년만의 나의 화려한 외출이 아니었나 싶다.
고향에서 4일을 묵고 조카를 따라 광주로 올라왔다.
조카와 함께 쇼핑도 하구
조카가 사준 쟈켓과 어울리는 반팔 티!
그동안 날씨가 따뜻해졌다며 이모의 옷을 사준 기특한 조카 딸!
극구 만류했건만 이미 맘속에 새겨 두었었단다.
광주에 도착해서 아컴의 띠 친구를 만나 낼은 대전으로 가서
일년만의 정모를 갖는다.
이 밤 행여 잠은 설치지 않을지 모르겠다.
낼 만날 친구들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가슴 설랜다.
첨 만날 친구들도 여러명 있기에 가슴 설래는 마음으로
이밤을 맞으며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오이 맛사지를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