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정신없는 삼사월을 보냈다.
학부모가 된다는게 이런 기분이였구나...
거의 매일을 입학한 딸아이의 준비물이며 숙제 챙기느라
그 흔한 봄꽃 한번 맘 놓고 보질 못했다.
남들이 들으면 얼마나 대단히 잘 챙겨주는줄 알겠네... 푸하하
3월 한달은...
그래! 우리 승민이가 누구딸인대?
똑같은 준비물이라도 승민이껀 어디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오만이 분명 있었다.
그래서 더 힘들었을 진 몰라도...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고,
무엇보다 딸아이가 엄마가 절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므로
신명나게 했었던것 같다.
오늘 준비물 챙기며 내일이 기다려 질 정도였으니...
이렇게 사는것도 참 행복하다 싶었다.
이길로 집에 눌러 앉아 학부모 노릇이나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그럴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을, 직장생활 하지만 집에 있는 엄마보다
더 잘 챙겨줄 수 있다는 확신과 노력으로 합리화 시키곤 했었다.
그리고 4월 초엔 내 생일이 있었고, 역시나 특별한 이벤트없이 평범한 생일을 넘기고,
4월중엔 우리 가족 여행 한번 가자는 남편의 문자메세지 한통에 어느새
행복해져 있는 나를 보았다.
4월의 마지막주가 학습의 날이므로 그때쯤이 좋겠다고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질 즈음,
막내 시누이의 수술소식이 전해졌다.
시누이를 생각하면 맘이 참 복잡해 진다.
시누이란 타이틀로만 보면 결코 좋다고만 할 순 없지만, 늘 마음 한쪽이 아려오는게,
안쓰럽고 측은하고, 불쌍하다.
그 나이에 암이라니...
그저 사람좋은 웃음으로 착하게 살아온 시누이에게
그 무서운 암세포가 자라고 있었다니...
병원에선 초기라고 할 수 있으니 참 운이 좋았다고 했다나?
덩달아 맘 고생이 심해지신건 우리 시어머니...
결국... 기어이... 올 사월도 잔인한 달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