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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가슴 멍울


BY 지금이순간 2005-03-31

" 엄마, 나 가슴 아파요. 만지면 안에 알이 있어요"

놀란 두눈으로 웃옷을 훌렁 벗어던지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만져보라고...

납작한 가슴, 

마냥 아기같은 가슴, 그 가슴에 잡힌 작은 멍울을 느끼는 순간 가슴에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차 올랐다.

살면서 느끼게 되는것 중에 새로운 것, 첫 느낌이 주는 강렬함은 뇌리에 까만 점 하나를

찍듯 선명함 그 자체로 다가옴이다.

두 마음....

내 딸이 이렇게 이쁘게 커가는구나 라는 기쁨과

기쁨과 함께 맞이해야할 성숙해지기 위한 아픔들.....

엄마에게 새로운 느낌을 경험하게 해 준 딸아이가 그저 고맙기만하다.

어른으로 산다는것이 얼마나 메마르고 밋밋한지,

새로운 느낌들보다 경험한 느낌들에 의해 움직이고, 늘 주변의 둘레에서

튕겨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들이 많은지.

딸아이의 첫느낌이 엄마인 나에게도  첫 느낌이라 감동 먹었다.

딸아이는 작은 육체적인 변화로 인한 감정의 변화까지 느끼며

'어쩐지 신경이 예민해지는거 같더라' 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만의 비밀이 생긴듯 신비스러워하고 대견해 하는 딸을 보며

사는 재미, 사는 맛을 느낀다.

오늘 저녁은 작은  파티를 열어 볼 예정이다.

우리집은 파티가 많다.

만두 하나 올라와도 만두 파티가 되고, 떡볶이, 과자, 케익......

작은 파티는 이름만으로도 잔잔한 흥분을 일으킨다.

호기심 많은 시기... 딸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이제 하나 둘씩 듣고

봐야할까보다.

꽃샘 추위에도  샘없이 노랗게 핀 개나리꽃이 더 이뻐 보인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