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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내생에 최고의 선물


BY 장선경 2005-03-31

지금은 결혼한지 횟수로 5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추억의 날은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제 생일이였죠
남자들은 그런거 잘 기억도 못하잖아요 아침에 미역국이나 나와야지 알지
전 그때 맞벌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침은 우유나 빵으로 대충먹고
출근할때가 많았죠
제 생일 당일날도 남편은 출근하기 바빴고 저도 그때까지 제 생일이라는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근데 남편이 오늘 퇴근을 시댁으로 오라는 겁니다.
시어머님이 화가 많이 났다면서요
전화도 자주 안하고 친정은 자주가면서 본가는 자주 안온다면서 삐져있다면서요
잔뜩 겁을 먹고 회사일도 제대로 못끝냈지만 야단 맞으러 가는 입장에서
늦게 갈 수도 없었기에 일도 미루고 시댁으로 갔었죠
시어머님이 화가나기는 커녕 상다리가 뿌러져라 진수성찬을 차리셨더군요
긴장했던 전 어느새 그 분위기에 녹아 들어가고 시어머님 옆에서 애교도 부렸어요
결혼하고 처음 맞이하는 며느리의 생일은 당신이 해주고 싶었다면서
시어머님 며느리가 되어줘서 고맙다면서 손을 꼭 잡으시더군요
그때 전 느꼈습니다.
시집 잘왔다고~ ㅎㅎ
아침부터 혼자서 장보고 저녁까지 음식하시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면서
심심하지 않아서 즐거웠던 하루였다고 하시더군요
남편은 아침에 바빠서 미역국 못끓여줘서 미안하다고 하던데
그게 미안한 일인가요? 전 같이 출근하면서 같이 아침 제대로 못먹는건데
누군 미안함의 상대가 되고 누군 그 당사자가 되는게 이해가 안되거든요
시어머님은 우리가 집으로 돌아갈때 제손에 뭔가를 꼭 쥐어줬어요
시댁 대문이랑 현관열쇠였어요
남편이랑 싸워서 갈때 없을때나 맘편히 쉬고싶을때 언제든지 와서 쉬라고 하시면서
진작 준다는게 여유분이 없어서 시장간길에 복사해서 가져왔다면서 주더군요
순간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시어머님이 아니라 엄마같다는 느낌까지 들었구요
전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엄청난 선물은 처음 받아봐요
집을 한채 받은거잖아요 ㅎㅎ
시어머님의 특별한 선물
그건 저에겐 감동이였어요
내일은 퇴근하고 시댁에가서 어머님이랑 저녁이라두 같이 먹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