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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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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 벗었다.


BY 동일닉네임 2005-03-29

벗어야 했다.

우리 집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벗어야 했다.

 

내가 가진 것을 끄집어 내고 싶지 않았지만 모두 끄집어 내야 했다.

나를 다 보여야만 상대방은 나를 도울 수 있었다.

일부는 감출 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상대방에게 해가 갈지도 모르기에..

 

감추고 싶었다.

하지만 다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나는 5개월간의 급여를 받지 못했고 작년도는 정식직원도 아니었다.

해가 바뀌고 정식직원이 되었지만 이곳의 특성상 3개월의 급여를 받지 못했다.

8개월

그러나 이 사실은 신랑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다.

고모부(시누이 남편)와 시누이에게 내 사정을 알려야 하는 상황이 왔다.

자존심이 상해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집안사정상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내 상황을 알아야만 처리될 일이 생긴 것이다.

하나 둘씩 나를 둘러싼 껍질들이 벗기어지면서 나는 몹시 창피했다.

 

벗는 것을 멈추고 싶었다. 그러나 난 다 벗었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나 지금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벗은 나의 선택이 무용지물이 될 지도 모르게 되었다.

나의 지금 특이한 상황 때문에

 

아직 결정이 난 건 아니지만 내가 벗은 게 헛수고가 된다면 나는 몹시도 괴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