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신랑과 연애시절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온갖 장르의 음악을 두루 섭렵하는 그사람은
음악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언제나 만나면 별 말도없고
그렇다고 재미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별 말이 없는 사람이다
1990년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갈 때 쯤이면
그 사람의 주머니 속 손이 계속 꼼지락꼼지락...
불쑥 내 미는 카세트 테잎 1개
국악, 클래식, 재즈, 락, 기악연주, 오케스츠라, 합창곡...
장르는 두루 다 망라되었다
나의 보물 1호가 된 상자 속에는
그동안 그에게서 받은 테잎들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 지금도
가 끔
내 손에 가만히 쥐어준다
차 안에서 운전하며 들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