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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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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BY 능소화 2005-03-06

삼가 애도의 마음을 드립니다

어제 돌아가신 시어머니

철부지 맏며느리 때문에 무지 당신의 속을 끓여 드리더니

이렇게 임종도 못하는 불효를 드리고

이러고도 어떻게 하늘을 우러러 볼수가 있겠습니까

용서를 빈다고 용서 될 일도 아니고

불효 막심을 무엇으로 참회 할수 있을 까요

진정 산다는 의미를 나눔에 있음을

실천하시면서 모범을 보여 주신 덕에 항상

그 마음이나 행실은 닮으려고 살아 가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이 세상을 하직 하시는데

아무런 위로도 위안도 되지 못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 생활이 시어머님은 달가워 하실턱도 없으실 터이고 

살아 계실 때 뵈온들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상처나 아픔으로

다가옴을 뻔히 알면서 소란스러움을 만들지 않기 위함 인지도

아시고 계시겠지요

시어머님 달갑지 않은 며느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게

당신께는 위로 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뉘집 며느리로써 부끄럽지 않으려고 어떻게 사는 지도

이제는 모두 아실테지요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어머님

이 고통이 난무하고 형제 간의 우의가 돈 때문에

다 끊어지는 슬픔을 안겨드린 죄

그 무엇으로 용서 받을 수 있겠습니까

불효 막심한 맏며느리는 천륜을 저버리고  시어머님앞에

또 다른 슬픔을 더 얹어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강했던 거 같습니다

차라리 뵙지 않는 것이 효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슬픔으로 얼룩진 세상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버리고 가고 있지요

그 길을 말없이 먼저 가시고야 마시는 군요 

그리고 하늘의 별이 되어 당신이 두고 가신 칠 남매의

우애를 더욱 돈독하게 하여 주실 것을

저는 알아 차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설 곳은 없다는 것도 아실테지요

부디 아픈 다리 허리 안 아픈 세상에서 모두 다 잊으시고

편안하게 지내시길 명복을 비옵니다 

지리지리 못난 며느리가 애끓는 심정으로

시어머님의 빈소를 찾지도 못하고

바보처럼 용서를 구할 수도 없는 처지이면서

이렇게 몇자 올리는 것조차 외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서러워 하는 만큼 올바르게 생활하고 어머님 처럼 이웃을

먼저 배려 하며 사는 삶으로 시어머님 뵙듯이 어른들을

공경하며 부끄럽지 않는 가르침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잘못도 스스로 알아 깨달아 고치게 만드시는

넓으신 아량이 제겐 소중한 가르침으로 생생하게

제몸에 익어 있음을 봅니다

시어머님 처럼 항상 그 가르침 명심하고

하루 하루를 살아 내겠습니다

스무살 철부지 며느리를 아끼시느라

그 고된 농사일을 하시면서도

흙에 손도 못대게 하시고 식사 뒷바라지만 하라시던 그 고운

마음을 어찌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안답니까

동서는 시골 일을 알아 좋은 도움이 되셨지요

딸들은 좋은 곳으로 시집보내고

아들은 제대로 잘사는 것을 보지도 못하시고

세상을 하직 하셨으니 얼마나 원통 하시겠습니까

모두 잘 되도록 도와주실 줄 믿습니다

삼가

불효 막심한 며느리가 명복을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