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마음이 쉬이 가라앉질 않는다.
우리의 일상은 누가 세상을 떴든지 버렸던지간에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게 삶의 정답이기는 하겠지만......
가만히 앉아서 그녀의 소식을 기다리는 일 밖에 할게 없는 것 같다.
어제 장례식은 잘 치렀는지 어쨌는지 염려는 되지만
섣불리 전활할수도 가 볼수도 없는 상황들이다.
앉은뱅이 앉아서 용쓴단 말처럼 마음만 그 애에게 가 있을 뿐.
사람살이란게 나만 있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이런 순간에도 중요한 일이라
아무리 친한 친구라지만 내 맘대로 그앨 찾아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자니 이래야할지 저래야 할지.....
마음만 여러갈래로 갈라질 뿐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을 실감하고 있다.
내가 할수 있는 건 그 애가 확인하건 말건 그냥
문자라도 띄워서 니맘 날 때 난 언제나 널 위해 준비되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일 뿐이다.
그래서 언제라도 손 내밀면 따뜻하게 맞잡아 줄 사람이 니 옆에
존재한다는 걸 알려 주는 일......
지금이야 친지들이 모든 걸 알아서 해 주겠지만
언제까지나 그들도 자기 삶을 제쳐놓고 그애 곁에 있진 않을 거고....
나 역시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이 어중간한 나이에 느낄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서운지 우린 내 주변의 누군가를 보면서
끊임없이 자각할 뿐......
아직 삼오도 지내지 않았을텐데 친구가 상가집에 드나 든다면
-여기서도 여자란 상당히 불편한 사회적 지위가 된다,-
그애에게 오히려 나중에 짐이 되지는 않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참으로 쓸모없으면서도 또 감정을 절제시킨다는 점에서는
필요하기도 한 우리의 예의라는 게 오늘 같은 날은 벗어 던지고도 싶다.
그러나 내가 여러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느끼게 된건
우리 조상들의 지혜이기도 하다.
곡이란게 우리의 호흡을 조절하면서 오래오래 울도록
할수 있게 해주는 묘한 장례예절에 속한다는 것을
초상을 치르면서 알게 되었다.
곡을 하면서 울음으로 해서 우린 사흘씩 나흘씩 그 눈물을 나누고
또 슬픔도 나누었던 것을 기억하면 그 장례예절을
무조건 무시할수도 없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상황을
짐작만 하면서 보고있자니 염려스러운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애의 슬픔이 견딜수 있을 만큼이기를 빌며
또한 남은 삶을 잘 지켜내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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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갑갑해서 올린 개인적인 넋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