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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5

이 영감탱구 뭐하느라 안즉도 안오는겨?


BY 밤톨냥v 2005-02-22

무신 정신으로 했는지 몰르겟다.

기도원서 좋은 시간 보내고 집에 오니 3시가 조금 안되었네..

눈 때문에 일찍 출발 했더니 별로 막히지도 않고

해서 일찌감치 집에 왓고

오자마자 담가놓은 나물 손질해서 순서껏 한가지 한가지..

처음 시작한게 아주까리 나물이던가?

암튼 을매나 뽀득뽀득(?) 씻어 댔는지

잎사구는 너덜너덜 해지고 허연 줄기만 남았다..옴마야..

우선 생각나는 대로 들기름에 마늘 다진거 넣고 달달 볶은 다음

거기다 나물 넣고 같이 달달 다시 볶고 집간장으로 간 맞춘 뒤

물 조금 넣고 파 송송 썰어 넣고 뚜껑 덮어 잠시 뜸 들인 후

뚜껑 열어 간 맞나 확인 하고 마지막으로 깨소금에 참기름 듬뿍 넣으니

캬캬캬...맛 쥑이네...

나 암케도 전생에 장금이가 아녔을까?

나물 훌륭히 마감하고 찰밥에 도전..

작년에 한번 해보긴 했는데

팥은 안익고 찹쌀은 오들오들..

어지간해선 군말없이 먹어주는 신랑..첨이니까 봐준다며

물에 훌훌 말아 후루룩 마셔 버리데..ㅎㅎ

압력솥에 해볼라고 시도..

인터넷에 뒤져보니 정보가 미약하고

안되겠다..솜씨좋은 친구 섭외하여 미주알고주알 캐물은 뒤

떨리는 맘으로 드뎌 드뎌..찰카닥...

제가요..겁이 많아서요..

지난번 전기압력솥 사고 방송으로 보고 나서는 그거 그냥 모셔두고 있걸랑요..그냥 죽으나 사나 가스불로 하는수 밖에요..ㅎㅎ

과연 물 양을 제대로 맞춘건지 '피시식..' 김 빠지는 소리 기다리는데

어휴~~~~~~

오늘따라 왜이리 더디게 느껴지는지..

이상하다..지금쯤이면 '피~'하고 소리 난후 조 꼭지가 달달달 거려야 하는데

헉..혹시 저 뚜껑 날라가는거 아녀?

제가 압력밥솥 쓰기 시작한게 얼마 안되걸랑요..

그기 그냥 무서워서리..ㅎㅎ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데

마침내 평소와는 좀다른 '식~~~'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꼭지가 달달달 거리기 시작..

음 ..우선 불을 줄이고 2분 정도 있다가 불을 완전히 끄는거야..

그런 다음 10여분 뒤에 김 빠진거 확인하고 뚜껑을 열어야지..

 

나물은 완전한 성공작인데

과연 찰밥도 나의 기대치에 부응해 줄런지..

10분이 지난듯 하여 뚜껑을 열려고 꼭지를 살짝 만져보니

'쐑~' 하는 소리가 가슴을 철렁이게 하네..

어랏? 10분 지났는데..

음..그럼 2분만 더 기다리자..

정확히 2분뒤  살짝 꼭지를 건드리니 마무리 김 빠지는 소리 '피시식~'

으아..과연 성공이냐..아님 오늘도 물에 말아 후루룩인가?

 

캬...

성공이다..

완벽한 성공이다..

적당히 간이 밴 기름기 좔좔좔 흐르는 붉으스레한 찰밥이 날보고 방긋 웃네..

그려..나는 분명히 전생에 장금이 였던거여..

이 넝감 들어오기만 해봐라..

나를 무시 했겄다..

9가지는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7가지 맛있게 볶은 나물에 쫀득쫀득 찰진

오곡밥...

들어오기만 해봐라..

내 한상 거하게 차려 주리라..으하하하핫

 

근디 지금 시간이 8시 하고도 32분인데 이 넝감 왜 안들어 오는거여...

나의 이 훌륭한 작품이 기다리고 있는데..

아으~~~~~~~

어여 오슈..영감탱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