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어 두 아이들이 모두 집에 있으니
뭔지 모르게 행동의 제약을 받는 느낌이 든다
엄마의 일상적인 생활 자체가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생각마저 없지 않다
우리 엄마는 저렇게 하루를 느슨하게 보내고 있다
한참 열심히 살아야 할 나이에 ..
하는 생각을 가질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덧 자식의 눈치를 보게 되는 나이인지도 모른다
허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다 보니
새삼스런 친밀감이 드는 한편
새로운 사실도 인식하게 된다
부모와 자식일지라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 인간사이고
서로를 배려하는 듯이 보여도 자기도 모르게 자기 입장에 서 있기 일쑤라는
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큰 지적을 받았다
비록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도
(무의식적인 사고나 행위가 전달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저 아줌마들하고 하는 전화내용을 우연히 들었거나
--그리고 보면 아이들이 있을때 특별히 전화를 한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들어서는 아니되는 이야기는 안방에서 조용히 해결했고 ..^^;; )
지적의 의미는 ..
요즘 세태를 반영할 때
자식에게 될 수 있는 한 기대를 버린다는
나 자신 속의 이율배반적인 약속 같은 것이다
우리 신랑의 경우는 가끔씩 노골적으로
"뭘 더 바래 " 하고 마음 속의 이야기를 툭하고 내뱉기도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아연실색을 하고 --설령 바래지 않아도 그렇게 이야기 하지 말라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굳게 믿고
"아니 난 바래 이담에 @이가 의사되어 돈 많이 벌면 엄마에게 좋은 차도 사주고
운동할 때 마다 용돈도 팍팍 줄 거라고 믿고 있어 "
뭐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큰녀석은
엄마가 늘 부정적인 설정을 해 놓는 것은 엄마자신을 위해서나
자기 입장에서도 썩 유쾌하지 않았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다
아무리 세태를 반영해도 자식이 효도를 하지 않을 거라는 설정
자식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 아니 그런 가정하에서
가족의 의미는 이상 어떤 것도 구축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이른바 내게 하는 꾸중? 같은 것이었다
순간 ....
내 마음이 늙어가는 것인지
'그래 자식이 그래도 효도?하려고 생각하는 구나 ..참으로 대견하구나 ..'
하면서 얼마나 고맙던지 ...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엄마는 정말로 고맙다 "
아이는 당연한 걸 엄마가 고맙다고 하시니 오히려 의아하다는 표정까지 내어놓는다
그러나 늘상 하는 말을 들으면
역시 기대는 금물이다
언니네 둘째 조카가 가을이면 결혼을 할 터인데
아직도 나와 상면을 못했다
나는 늘 맛난 것을 해주겠다고 하고
그것이 불편하면 거금을 들여 근사한 곳에서 밥을 사겠다고 하는데도
약속을 잡기가 어렵다 ㅎㅎㅎ
--문제는 그녀가 애인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꺼려한다는 것이다 ..
더구나 언젠가 그녀가
"나는 평생 연애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라고 한말을 그녀 앞에서 조카가 내게 전화로 일러주었기때문에
더욱 더 그녀가 날부끄러워 한다 ..
물론 나는 조카의 연애담을 들을 때 마다
그녀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걸 아무리 강조해도
큰녀석은
"엄마가 왜 밥을 사주겠다고 애걸?해요"
"응 엄마는 어른이잖어 ..이쁘고 보고 싶잖니 엄마가 이모인데 "
둘째는 귀엽게도
"@@형아는 엄마를 거의 누나처럼 생각하잖아 ..내가 보기엔 이모보다 엄마랑 더 친한 것 처럼 보이는데 ..그런데도 그래?"
큰녀석이 얼른 받아친다
"야 임마 시댁 식구들이랑 이모든 누나든 누가 밥 먹기를 좋아하니 ..누나? 누나면 더 그럴지도 몰라 .."
@#$%@#
별 걸 다 알고 야단이야 ..앞 날이 훤???하다
엄마인 나는 아무리 오랫 만에 시댁식구를 만나도
어제 만난 것 처럼 편안하게 ..--우리 시누이 표현을 빌면 너무 이물없이
행동하는데도 아이는 사소한 걸 다 알고 있다
으악 ...
모르겠다 귀찮다 자야겠다 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