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는 오빠편이다? 우리는 아니다. 여자 편이다. 아래 라라님 글을 보고 다시 아리님 글을 보면서 이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 필름 돌아갑니데이~^^ 우리집안은 오빠 한명에.. 여자 여자 여자..딸셋이다. 올케입장에서 아래 시누가 셋인 셈이다. 그중 내가 큰시누가 되고 서너살 차이로 내동생 둘이 있다. 오빠는 당시 모회사에서 국장으로 있었고 사무실 노처녀 여직원하고 모종의 만남이 있었다고 한다. 오빠는 성품이 깔끔하고 지적이며 회사에서도 차가운 이미지로 소문난 사람이었기에 그충격은 몹시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회사직원이기에 언니도 잘 알고 지냈던 사이다. 올케언니는 자존심이 셌다. 매번 그녀와의 만남을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키도 작고 촌스런 그녀를 경쟁상대로 삼는걸 언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언니는 내가 보기에도 이해심이 대단한 여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등산을 간줄 알았던 오빠가 그녀와 단둘이 등산을 간 사실을 알게 되자 배신감에 언니는 드디어 터지고 말았다. 왠만하면 그런 일로 내게 얘기도 않던 언니가 그날은 서울사는 내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까지 왔다. 오빠가 미스 김하고 단둘이 등산을 갔다고... 당시 서울사는 동생과 긴급연락을 하고 당장 그날 저녁 대전으로 내려갔다. "그러게 뭐든 가까히 있는 여자가 문제라니깐.. 언니는 그동안 왜 봐주고 그래? 못생긴 여자라고 남자들이 싫어하는 줄 알아? 그런 여자한테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거야. 내겐 너무 이쁜 당신이라는 영화 못봤어?" 언니오빠네는 영화광이었다. 난 영화제목까지 꺼내들며 흥분하고 있었고 성격 급하고 행동파 대원같은 내 동생은 씩씩거리며 "확 뒤집어 놓고 말꺼야 어디야거기~ 내가 가서 그년 개망신 시켜놓고 말거니까!" 올케언니는 오히려 화가 난 우리를 참으라며 진정시키려 애썼다. 오빠오면 얘길 들어보자고... "둘이 간게 확실하다메~ 그런데 무슨 얘길 들어봐 그럼 오빠가 둘이 갔다고 말하겠어??" 그리곤 언니와 우리들은 잠시 흥분을 가라 앉히곤 천천히 계략에 들어갔다. 우린 술도 못먹는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는 술먹고 오빠오면 깽판쳐! 알았지? 우린 미스김네 집으로 갈테니까.." 그리곤 어스름한 저녁 막내가 운전한 차를 타고 나와 동생은 그녀의 아파트로 갔다. 속으로 무슨 드라마 찍는거 같아 우습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였다. 성격급해서 실수투성인 둘째하고 나이 어린 동생은 차안에 있으라 하고 나혼자 그녀가 사는 아파트 경비실로 가서 그녀를 불러 냈다. 언니말대로 키도 작고 얼굴도 썩 그리 이쁘지 않아 오빠한테 실망했다. 그리곤 둘이 놀이터 의자에 앉아 잠시 침묵의 시간을 보내곤 그녀에게 나이를 물었다. 나와 동갑이었다. 당시 내가 31살이었으니깐.. "결혼하셔야 겠네요~" 남자친구도 있다고 한다. (에라이~이년아 남자친구도 있는데 유부남 만나서 등산가고 영화도 가냐? 편하다는 이유하나로 친오빠같고 어려울때 도와줘?... 개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지금 우리언니가 당신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어요." 난 언니의 대변인이 되어 한참을 이야기 했다. 자기와 오빠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라는 그녀.. "그럼 다행이지만 남들에게 오해받는 행동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여동생이 나타나 뒤에서 냅다 소릴 지른다. "언니! 저런년한테는 조용하게 얘길해봤자 통하지도 않아! 어디서 울 오빠를 만나고 지랄이야!! 유부남 만나서 뭘 어쩌자는거야!!" 헉! "너 저리 가있지 못해!" 순간 분위기 싸~하다. ㅎㅎ 우리집안의 돌연변이 둘째를 보면서 그래.. 집안에 저런 괴짜하나는 있어도 좋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결혼하면 연락 주세요 언니하고 같이 갈께요"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다음 날 언니네 집으로 갔다. 어젯밤 오빠하고 한바탕 전쟁을 치뤘다고 한다. 그리곤 그 사건은 그뒤로 조용히 마무리 되어갔고 그 다음해인가 언젠가 그녀는 결혼을 했다고 한다. 작으면 작고 크면 큰 사건이었다. 나중에 울 엄마가 그 사건을 듣고는 "으이그~남들은 지 오빠편들고 난리 칠텐데 이눔의 지지배들은 도대체 어쩌자구 동생들이 하나 밖에 없는 지 오빠 편은 못들어 줄망정 떼거지로 가서 난리를 치구~! !" 우리들은 그런 엄마를 보고 더 큰목소리로 냅다 소릴질렀다. "엄마!! 엄마도 그러는게 아니야 아무리 팔은 안으로 굽는거라지만 오빠가 잘못 했으면 엄마도 뭐라고 해야지 어쩜 그럴수가 있떠!!..@#$#%$%..!!" 순간 엄마도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어 따따따 딸셋이서 열변을 토했다. 시누와 올케가 되기까지는 분명 쉽지 않은 인연일진데 어찌 내 오빠라는 이유하나로 내 동생이라는 이유하나로 감싸 안을수 있단 말인가... 난 시누도 올케도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그냥 언니라고 생각한다. 시누 올케 이런 거리감있는 호칭보다는 그냥 언니라고 부르는게 더 좋고 지내는 것도 너무 형식적인 사이보다는 언니 동생처럼 자연스러운게 더 좋다. 나 자신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올케나 시누가 남의 식구가 아닌 내 언니처럼 내 동생처럼 생각한다면 가족분열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 세 딸들은 지금도 엄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는 며느리 하나는 정말 잘두었어~나 같은 며느리 있어봐~ㅋㅋ" 세뇌당한 울 엄마도 이제는 이렇게 말한다. "그려~내가 며느리 하나는 잘두었지~너같은 며느리 얻어봐라 ㅎㅎ" "어머머......췌~ ㅡ,,ㅡ++" 우리 여자들도 이번 기회에 해병대처럼 외쳐보자. "한번 시누올케는 영원한 시누올케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