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과가 끝나고 저녁을 먹고나서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티비를 보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청했다.
내일아침은 어머님댁에서 아이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가족이라해도 요즘은 함께 식사하기가 어디 보통 쉬운일인가?
오늘은 좀 일찍 쉬어야한다.
내일은 특별한 날이니까.
왜냐하면,
큰아이가 내일이면 입대한다.
입영날짜를 받아놓고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입영이다.
"우리 아이 군에 가요" 하며 주위분들에게 말하면
"어머 벌써 그렇게 컷어요? 에구.. 철호엄마 울겠네.."하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감정이 굳어버린 사람처럼
그동안 무덤덤하기만 했었다.
그런 나를 보면서 남편은 말했다.
"저렇게 인정머리 없는 사람은 없어.
엄마 맞나?"
"그럼..남들 안가는 군대 가나? 불알두쪽 차고 나왔으면
당연히 가야하지.. 남자는 군에 갔다와야 사람된다 그러드라.
길다해도 2년 금방 지나간다더라.그저..몸이나 건강하게
잘 다녀오면 되는거지. 난.. 안 운다!!!!!!"
그런데 난..정말 이상하고 야속하리만치 눈물이 나지 않는다.
반면,
남편은 며칠전부터 군대말만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무슨 남자가...
아이에게 애정이 없는것도 아닌데 난 왜 그럴까?
왜 이렇게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는걸까?
아....!
이것이 이유가 될진 모르겠다.
우리집은 시골이라 아이는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교통이 불편하고 아이가 너무 피곤해 했다.
어쩔수없이 고등학교2학년때부터 하숙을 했었다.
그후로 대학2학년까지 무려4년간을
엄마와 떨어져 지냈으니 군대에 간다고 해서
달라질건 크게 없었다.
그래서 이별(?) 이란 느낌이 와닿지 않는걸까?
인정머리 없는 엄마는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창밖에는 간간히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손님으로 북적대던 가게도 조용히 잠을 자는듯,,,
고요하게 밤은 깊어만 갔다.
그
리
고
는,
새벽에 옆구리쪽에 통증을 느껴 잠이깼다.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건지 정확히는 알수없는
그런 통증이었다.
참을수없이 아팠다.
결국 나는 남편에게 이끌려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아니.. 도저히 참을수없는 통증으로
내가 병원으로가자고 남편에게 말했나보다.
곤하게 새벽잠에서 아직 깨지않은 당직의사와 간호사들이
부시시한 얼굴로 우리를 맞았다.
두리번거리면 응급실을 찾아 비어있는 병상에 얼른 올라가 쓰러졌다.
간호사가 진통제를 주사하고 링겔도 한병 달아주며
조금있으면 안정될것이라 말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서 나는 살아났다.
소변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응급실로 와서 누웠다.
얼마 후 남편을 부른 당직의사는 나도 들을수있는 소리로
"환자분은 결석이며 오늘은 휴일이라 담당의사가 없으니
내일 9시까지 나오셔서 정밀검사를 받으시고 치료하시라"고 말했다.
일단은 죽을병이 아니니 안심이 됐다.
아들은 내일 군에 가는데 엄마가 병원에 있는것을 보고 가면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을까.
다행이다.
일단은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를 군에 보내고 내일이나 모레
병원에 가면된다.
남편은 집으로 돌아오며 내게 말했다.
"나..아까..앞이 캄캄했다"고,,,,,,,
나 또한 새벽에 병원에 갈때는 오만가지 나쁜생각들이 머리를 가득채웠었다.
이정도 아픈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얼마전 어미의 마음을 그렇게도 아프게 했던 내 큰아들은
지금 청주에 가 있다.
내일은 논산훈련소에 입소할것이다.
예전에 그 예쁜 여자친구는 요즘 매일 눈물바람인가보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울지말고 고무신 거꾸로 신지나 말아라"
그런데 그 예쁜여자친구애가 우리아이에게 글쎄,,,
"군대가서 제대하고 난후에도 변심하지 않기로 각서를 써라" 그랬다나?
하긴..
내가봐도 우리아이 꽃미남에다 성격좋고 착하고 그러니까.
고슴도치도 제새끼는 이쁘다고..
나..팔불출인가벼.
팔불출이라도 좋으니
우리아이 건강하게 군생활 잘 마치고 돌아오길 빌고 빌고 또 빌고,,,
논산에 따라가지 않기는 정말 잘한일같은데,
거기 가면 아무리 인정머리 없는 엄마인 나도
다른사람들 울면 따라서 울고 말겠지.
사랑하는 아들아~
지금보다 더 믿음직한 아들이 되어 돌아오길 바란다.
우리아들, 우리육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