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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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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BY 후지 2005-02-01

헬스, 스쿼시, 스포츠댄스, 그 어느 하나도 흘리진 않았다. 모두 수강했다.

하기 싫던 스쿼시도 제법 흉내 낼 수 있게 되었고, 특히나 댄스 쪽은 나름대로 재미를 붙이던 파트였다.

그냥 재미만 있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뭘보고 댄스라고 하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다.

그냥 댄스라고 하면 댄스이고, 에어로빅이라고 하면 에어로빅일 수준, 딱 그 정도였다.

아침 타임이면 대부분이 아줌마들 구성이다.

어쩌다 한두명쯤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구별이 안가는 애매한 여인들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 아줌마들이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아 하루하루가 지루하지 않았다.

"거 선생님 댄스복 너무 낀다. 팬티자국 보이잖아. 팬티를 아예 큰 걸 입던가, 벗던가."

"그 파마 어디서 했어? 저번 머리가 더 낫다."

"그 때 왔던 친구, 아가씨야? 생긴 건 아줌마던데..."

수업 시작 5분여가 흘렀다. 누구 하나 서두르는 사람이 없다.

댄스 강습을 하든지 말든지 하는 분위기다.

아줌마들과 입장단을 맞추던 강사가 느릿느릿 음악을 튼다.

한곡이 끝났다.

다들 씩씩거리며 숨차다고 한마디씩 한다.

"내가 어제 두시까지 술 마셨거든. 우리집 앞에 있는 술집 여편네가 나랑 코드가 맞잖아.

그래서 허구헌날 나만 보면 술 마시러 오래. 그래 어제 한번 찐~하게 펐지. 야~ 그러고나니 팔다리가 내 몸이 아닐세...."

또 5분여가 흘렀다.

"제가 어제 긴바지 입고 오랬잖아요. 무릎 까진다고. "

"그 동작은 빼. 다른걸로 해. 뭐하러 엎드려서까지 난리야. 쉽게 가자고. 쉬~~입게."

"진짜 빼요?"

"그래, 빼."

"빼래. 빼래. 킥킥킥..."

강사는 즉석으로 쉽디 쉬운 다른 동작으로 대체한다.

몸매가 좀 되고, 얼굴까지 되는 아줌마 두어명은 제법 댄스복을 차려입고 온다.

그러나 거의 다수는 헬스 운동복 그대로 뛰고 뒹그니 멋도, 맛도 나지 않는다.

그저 운동이지 댄스가 아니다.

"저 아줌마는 옷자랑하러 오나봐. 어떻게 매일 옷을 바꿔 입고 오냐. 정성이 뻗쳤다."

"내가 샤워할 때 봤는데 가슴은 별로더라. 납작만두야."

예쁜 여자에 대한 온갖 질시가 댄스장을 넘치고 넘쳐 질퍽거린다.

웨이브도 안되지, 순서도 못 외우지, 강사가 잠깐만 옆으로 비껴나 있다 싶으면

그야말로 우왕좌왕 난리가 아니다.

"쫌 잘 해봐요. 저녁 타임 아가씨들은 얼마나 잘하는데.."

벌집을 쑤셨다.

여기저기서 왕왕거리며 쥐잡듯이 강사를 잡아댄다.

"아가씨때 날렵하지 않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우리도 다 잘했었어. 처녀때에는...

걔네들도 아줌마 돼봐. 웨이브가 되고 순서가 외워지나."

왕왕왕왕 말소리가 섞여서 공명현상 일듯이 댄스장이 들썩인다.

강사는 지레 잘못했다며 손사레를 치며 서둘러 수습하려 애를 쓴다.

강사에게 있어 아침반 타임은 '공포의 외인구단'임에 틀림없다.

드디어 수다 반, 댄스 반, 댄스 수업이 끝났다.

댄스반 친구들은 힘들었노라며 플로어에 삼삼오오 주저앉아 또 다시 수다 시작이다.

입이 피곤했는지, 몸이 피곤했는지 모를 일이다.

 

나는 이렇게 매일 매일 댄스 강습을 치뤘다.(?)

 

자, 다함께 댄스, 댄스, 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