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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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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두뼘 다리 세뼘


BY 오월 2005-01-30

할아버지가 득도를 위해 찾아들었던 산골에서 강제로 집을 철거당하고 오갈대없던 우리는 마을 빈집을 잠시빌려 살았었다.

 

물이 귀한마을이여서 물을길어 항아리를 가득채워두는일은 언제나 내몫이였다.

 

집에서 가까운집은 높은 담을치고 물길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서 먼곳으로 물을길로 다니곤했다.

 

 말못하는 벙어리 아줌마가 늙으신 엄마와 함께 물길어가는 어린 우리들을 마루에앉아 바라보시면 무서움반 호기심반

 

호흡도 손길도 바빠지곤했다.

우물가에는 푸른자두가 산골에선 보기드물게 주먹만하게 누런빛을 띠며 익어가고 앵두나무에 붉은앵두가 꽃송이처럼 익어가고 탐스런 하얀 수국이 소담스레 피어있던 벙어리 아줌마네 마당이 그리울때가있다.

 

닭벼슬닮은 맨드라미 키작은채송화 색색이핀 봉숭아 담장넘어

조심스레 내다보든 힌색 붉은색 접시꽃.

 

작은 덩쿨장미는 너무많이 피어나 꼭,커다란 꽃바구니 같다는

생각을했었다.

 

붉은 고무 물동이에 욕심껏 물을담아 찰랑거림을막기위해

바가지 하나를 엎어 그렇게 콩쥐처럼 물을이어 나르곤했다.

 

우물위에 물동이를 올리고 몸을낮춰 머리에이고 한손에는 두레박을들고 집에오면 정말 힘이들곤했는데.....

 

5남2녀 그중에 나만키가 작은것이 그때 물동이를 너무이어서라고 박박우기며 산다.

 

오늘 고3이된 딸아이와 목욕을하다 뿌연 거울을닦아내고 비춰진모습이 딸아이 엉덩이는 내 배꼽위에있고 등을 밀어줄려니

 

키가커서 내가힘이든다.

체면 다 구기고 눈높이를 맞춰달라 부탁하니 딸아이 바닥에 납작 주저앉는다.

 

허리가 길어서 때도 술술 잘밀리네......

같은 여자로 부럽기도하고 작은 엄마가 요런딸 아들낳아 모유먹여 잘키웠으니 대견한건가.

 

딸내미 씻겨 내보내고 다시 뿌연 거울닦고 내모습을보니

 

팔은두뼘 다리는 세뼘 왜이리 슬픈지....

다리자르고 뼈 이어붙이는 수술은 없는지 오늘밤 작은여인이

길쭉길쭉 딸내미를 상대로 시샘이 왠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