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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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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전하는말


BY 오월 2005-01-23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6.25이전 청년은 일본으로 건너가 제화기술을 배웠습니다.

 

솜씨 좋은 청년은 일본에서 교포 처녀와 결혼을 했습니다.

 

딸 하나를 낳아 아사꼬란 이름을 지었습니다.

 

다시 한국에 들어온 청년은 서울`목좋은 곳에 커다란 제화공장을 짓고 좋은기술로 많은 부를

 

이루고 많은 식솔들을 거느렸습니다.

 

두번째 딸이 태어났고 전쟁이 터졌습니다.

 

삶에 터전을 포기하지 못한 청년은 아내와 딸둘을 피난민 대열에 끼워보내고 혼자 서울에 남게 됩니다.

 

고생이라곤 모르는 그의 아내는  한보따리 패물을 챙겨 어린두딸과 금반지 하나에 보리쌀 한

 

되를 바꿔 연명하며 피난 생활을 합니다.

 

전쟁이 끝나 어린딸과 서울로 돌아 왔지만 공장은 폐허로 변해있고 남편은 찿을길이 없었답니다.

 

그렇게 거지와 다름없는 생활을 연명하던 어느날 한거지 남자를 만납니다.

 

거지남자는 그토록 애타게 찿았던 남편이였습니다.

 

그렇게 재회한 그들은 작은 구두방을 차리고 다시 안정을 찿아 갑니다.

 

다시부를 이뤄갈쯤 남편이 종교에 심취하며 재산을 탕진하기 시작합니다.

 

일손을 놓는일이 많아졌고 한푼의 돈이 모아져도 언젠가 용화세상이 온다는 그종교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고생을 모르고 살던 그의아내는 그런 와중에다시 셋째딸이 태어났습니다.

 

어린딸 셋을 데리고 그의아내는 남편이 심취에 있는 종교집단을 찿아갑니다.

 

그곳에서 많은 돈을 가져다준 그의남편은 굉장한 대우를 받으며 높은서열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딸을 셋씩이나 데리고 경제적으로 바닥이 나버린 그들은 더이상 대우받는 몸이 될수 없었습니다.

 

어려운 생활을 견디지 못한 그의 부인은 젖먹이 어린딸을 들쳐업고 낙동강이 흐르는 어느 철다리에서 자살을 기도합니다.

 

모래사장에 떨어진 시체에서 거짓말처럼 등에 업힌 어린딸은 조금도 다치지않고 살아납니다.

 

열살미만 어린 세딸을 남겨두고 그렇게 그의아내는 가버렸습니다.

 

남겨진 세딸과 작은 구두방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남자는 종교내에서의 서열분쟁과 고단한 자신의 삶에서 살아갈 의지를 잃었습니다.

 

그의맏딸이 12살이 되던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많은 의혹만을 남겨둔채 깊은산골에서 그남자의 시체를 찿아 냅니다.

 

졸지에 부모님을 모두 잃은그의맏딸은 어린두동생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빨간 가죽 가방과 빨간구두는 그렇게 폼나게 매고 학교에 한번 가보지 못하고 버려졌지요.

 

깊은산속에 왕국을 건설중이던 종교단체에서 공주같은 대우를 받던 그들은 졸지에 부엌데기로 전락합니다.

 

셋씩이나 먹여살릴수 없다며 동생들이 섬으로 보내질때 그들은 헤어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울며 매달렸지만 하나둘 동생들은 모두 어디론지 보내지고 그는 교주의 셋째부인의 몸종이 되었습니다.

 

교주의 첫번째 부인에게는 6명의 딸들이 있었고 마지막 일곱번째 귀한 아들이 있었답니다.

 

몸종인 첫째딸이 16살되면서 여자냄새가 막풍기기시작할 무렵 교주의 금쪽같은 아들에게 겁탈당하고 맙니다.

 

그때 그래도 그녀를 불쌍하다며 다독여주던 교주도 그의첫번째 부인도 모두 이세상사람이 아니였지요.

 

권력을휘두르는 교주의 세번째 부인은 교주아들의 아이를 임신한 그녀를 죽을만큼학대 합니다.

 

학대와 배고픔과 무시와 설움은 산골에서 그녀가 고스란히 당하는 고문이었지요.

 

왕국에도 몰락이 찿아오고 그녀의 남편이된 금쪽같은 아들은 그녀의 바람막이가 되지 못합니다.

 

교주의 셋째부인과 한 통속이 되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은 그녀를 감나무에 매달아 실신할 만큼 두들겨 패고 아이를낳은 그녀를 굶겨 어찌어찌 자라서 찿아온 동생에게 구걸을 시켜 얻어온 밥 마저도 나무속에 숨겨두고 몰래 먹어야했습니다.

 

모두가 잠든밤너무 배가고파 잠못이루던 그녀는 하얀눈을 걷어내고 김치한포기를 꺼내 산골계곡에 앉아 뜯어먹습니다.

 

김치를 뜯어먹고 계곡물로 배를 채운 그녀는 설움이 복받쳐 울기 시작합니다.

무섭다는 생각도 그제서야 들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슬픈건 부모가 없음이라 생각합니다.

 

그녀가 살아가는 이유는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게 해주고 싶은 바램때문이라 합니다.

 

그녀는 그산골에서 아들다섯과 딸둘을 낳았습니다.

 

생활력없이 귀하게 자란 남편은 너무나 이기적이며 아이들에게도 무심했습니다.

 

그어린 자식들은 산골을 오르내리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거의 얻어먹다 시피 자란그들은 무장공비가 숨어 든다는 이유로 산골집이 철거되면서 그산골은 뜨게 됩니다.

 

그들이 의지하며 살았던 마을에서 그녀는 졸지에 도둑년이 됩니다.

 

많은 자식과 여기저기서 빌려쓰고 얻어다 먹은것들을 갚고올길이 없었습니다.

 

피눈물을 흘리며 그곳을 떠나 옵니다.

 

많은 자식들과 대도시로 이사를 왔지만 식구가 많다는 이유로 아무도 방을 주지 않습니다.

 

방도 아닌곳에 살면서도 그녀는 살던곳에 지은 빚을 조금씩 갚아 갑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공부 시킵니다.

 

많은 세월을 지나 그녀가 진갑을 맞았습니다.

 

언제나 가슴으로 이해하는 그녀의 둘째 사위가 침체된 경기로  힘든 현실을 숨기며 장모님의손에 봉투하나를 쥐어줍니다.

 

그녀는 그들이 힘들다는것을 압니다.

 

하지만 사위의 애뜻한 마음을 알기에 말없이 받습니다.

 

그녀가 그곳을 떠나온지 꼭 삼십년 만에 그녀는 그곳을 찿았습니다.

 

사위가 마련해준 정성과 자식들의 정성을모아 너무나 아팠던 가슴을 털어내려 합니다.

 

잔치를 벌였습니다.

 

울고 또 울어도 서럽습니다.

 

얻어만 먹던 내가 여러분께 밥한끼사려고 30년을 별러 왔노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그녀를 욕했던 마을 사람들도 모두 그녀를 이해하노라 말합니다.

 

그렇게 삼십년 만에 눈물꽃이 피었습니다.어느 산골 자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