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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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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통..


BY 아리 2005-01-07

그는 술에 잔뜩 취하면

 

"갑자기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일이 생겨서 다시 회사로 들어간다"

 

고 전화를 한다

 

전철을 타고 행선지를 모르고 돌아다니면서 전화를 한다

 

고혈압있는 사람이 술에 취해서 방황을 하기 시작하면

 

아내인 나는 그야말로 노심초사 안달복달이 된다

 

그러나 ...내가 위치 추적을 해서 그를 로보트 팔로 잡아 다니지 않고는

 

그를 제대로 잡아들이기가?쉽지 않다

 

 

그는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는 구실로 외박을 했다

 

이번엔 뭔지 모르게 회사일은 아닌 냄새가  ~^^;;

 

아침이면 어김없이 전화를 하고 --외박을 안했을때도 전화는 자주 하지만

 

마누라의 동태를 확인한다

 

화를 내기에도 지쳐버린 나는 모든 전화기를 꺼놓고

 

집전화기의 수화기 조차 내려버렸다

 

큰아이의 전화까지 꺼놓고 보니 공연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의 싸움에 큰아이의 사생활 까지 침범시킬 수 없다는 생각

 

집 전화도 이제 다시 켜 두었다 급한 전화야 없지만 ..

 

집 전화가 계속 울린다

 

--요즘의 전화기는 우수해서 번호와 시간까지 정확히 입력이 된다 후 후 --

 

그야말로 선택형이 아닌가 .

 

그의 전번이 찍히면 무조건 안받는다

 

나중엔 큰아이 핸펀이 울린다

 

꺼놓았을때는 모르지만 ...켜 놓은 상태에서 아들이 아빠의 전화를 안받는다

 

이건 있을 수 없다

 

집 전화를 계속해서 받지 않았기 때문에

 

큰아이는 스스로 자기는 밖에 있는 사람으로 설정을 했다

 

아이는 태연하게

 

"아빠 저 지금 밖에 나왔어요 ..친구들과 점심먹으러 가고 있어요 .."

 

"어 ..엄마 집에 안 계시던데 ..."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큰아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엄마의 심중과 동태를 파악하면서 )

 

그때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면서

 

둘째 아이가 큰소리로

 

"저 왔습니다 ..."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으윽 ............

 

큰아이는 당황한 듯 작은 아이에게 하필이면 하고 소리쳤다

 

다시 계속해서 내 핸펀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