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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77

철없는 남편3 당신 스토커지~???


BY poem1001 2001-12-27

오늘도 남편 이야기입니다

남편은 전화를 심각하도록 많이 거는 사람이지요
회사에서 민망할 정도로..
왜 걸었느냐는 질문에

"웅~ 그냥 보고 싶어서 걸었어~"
"웅~ 오늘 저녁 반찬은 모야~?"
"웅~ 담배피러 나왔다가 걸었어~"
"자기~ 토욜날은 모할꺼야~? 우리 어디갈까~?"
기타 등등..

제발 전화좀 그만하라고
온갖 신경질을 부려도
또 다시 전화해서 하는 말
"자긴 내가 전화하는게 구러케 시러~???"
보글보글 <==거품무는 소리

남편의 일상 언어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바로 "자기"란 말입니다
자기가 그러니까
자기도 그랬쟈낭
자기~ 자기~ 자기~

나는 이런 남편이 때론
아니 자주 귀챤습니다
퇴근해서 저녁이면
그 많은 할일을 마치고
조용히 서재에서 혼자만의 시간도 즐기고 싶고
생각할 시간도 갖고 싶은데
남편은 그나마의 시간도 허락하지 않고
쪼르륵~ 달려 들어와서는
옆 쇼파에 폴싹 앉습니다

옆에서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여러분 같으시면 글이 써지겠어요????
"잠깐만 혼자좀 있자..나 무지 피곤해..
이거만 쓰고 나갈께..응~?"
"구냥 보구만 있을께~ 아무말 안하구 이쓰면 되쟈낭~ 우웅~"
부들부들 <==주먹쥐고 떠는 소리

얼굴에 잡티가 많이 나서 고민하면
남편은 말합니다
"당신은 얼굴에 모가 나서 그러치 그래두 이뻐~"
살이 쪘을땐
"자기는 살이 쪄서 그러치 그래두 이뻐~"

남편은 참 신기한 사람입니다
그 많은 세월 함께 살고도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열정이 식지를 않으니 말입니다

남편은 지금도
같이 쇼핑을 나가서
속옷 코너라도 같이 들르게 되면
귀에 대고 말합니다
"자갸~ 야한고 사~ 웅~"
그리곤 집에 와서 꼭 자기가 먼저 입어 봅니다
정말..지금은 그런 모습 하나두 안 귀엽습니다 ㅡ.,ㅡ

엄마에게 떨어 지지 않으려는
어린아이처럼
남편의 모든 신경은 나를 향해있고
남편의 눈속에는 나로 가득해 있으니
행복할까요~? 피곤할까요~?

"당신 스토커지~????"
가끔씩 묻습니다
이런 남편이 아주 많이 귀챤고 피곤할때도 있지만
이제는 길들여 지려고 합니다

어느날엔가는
같이 저녁을 먹다가
"당신 다시 태어나면 나랑 다시 결혼할꺼야~?"
물었더니
"웅~ ..당신은 나랑 안할꺼지~???"

나는 마음속으로 대답합니다
"아니..다시 태어나도 당신하고 결혼할래..."

나처럼 외로움 잘 타는 여자에게는
스토커같은 당신이 필요하거든
내 사랑이 부족해서
늘 사랑 받는 일에 싫증내 하지만
어제처럼
또 그제처럼
변함없이 지켜 줄꺼지~???


ps : 하지만 다시 태어나면 절대 연하로는 태어 나지 말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