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20분 남겨놓은 12월 31일 11시 40분
6살 짜리 조카딸이 제야의 종 소리를 듣고 자겠다고
졸린 눈을 비비며 무릎을 베고 누웠다.
"희정아, 인제 20분만 있으면 7살이네"
" 고모야, 그럼 내가 진짜로 7살 되는거야"
"그렇지. 인제 일곱살이지. 서연이는 4살이 되고"
" 그럼. 6살은 누가 먹었어?"
" 헉!!!"
" 희정이가 먹었지"
" 아~. 내가 먹었구나"
대답한 나도 무슨뜻인지 모르고 엉겁결에 대답햇건만
조카아이는 이해가 됏다는듯 고개를 끄덕인다.
에고..... 그럼 이 많은 나이도 내가 먹었나?
어디로 먹었을까?
40년 하고도 꼬리가 달린 나인데...........
제대로 먹긴 먹었나?
나이값은 제대로 하고 살었나?
나이 먹기 싫다고 투정 부린적도 없었고
은근히 연륜이라 생각하면 즐기기 까지 햇는데
나이 만큼 마음 씀씀이가 너그러워 지기를
편안한 이웃 아줌마가 되고 싶어했는데
아직도 내인상이 그리 좋다는 말은 못듣는다.
아마도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 탓일게다.
6살 아니 일곱살이 된 조카의 작은 질문이
며칠째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내 나이는 누가 먹었지?"
한동안 생각에 빠트릴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