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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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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3년은 내게 길었다.


BY 장미정 2004-12-21

잊을만 하면 여기 와서 난 한숨도 쉬어보고

많은 글들 속에서 시련을 잊고 싶어한다.

 

바보였을까?

그 때는

아마도.....그랬을 것이다.

 

참는 자에게 미덕이 있다고?

개풀 뜯어 먹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절대 없다고 생각했는데

난 아이들 앞에서만은 무너지고 만다.

 

한달에 한번씩 보던 아이들

어젠 두달만에 봤다.

크리스마스라고 보고 싶다는 초딩 3학년의 딸아이.

 

아이들은 내가 친정이 포항이라 내가 포항이 있는 줄안다.

하지만, 난 일때문에 울산에 있다.

매달 비행기를 탈때 마다

김포공항에 착륙 할때 마다 가슴이 미여진다.

 

학교에서 만나자 마자 고깃집에 밥을 먹고,

백화점엘 가고 가끔은 놀이 동산도 데려가지만,

하루가 왜그리 짧은지....

 

설에 집이 있을땐, 잘때라도 있었는데

아예 울산으로 원룸을 얻는 바람에

그렇다고 애들을 모텔이나 호텔로 데리고 갈 순 없는 노릇...

애궂은 이모댁에 신세지기로 내 자존심이 허락질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하루 코스로 갔다왔다.

벌써 애들 곁을 떠나온지 3년째다.

참, 힘겨운 한 해 한 해였는데....

 

아이들 아빠는 모른다.

내가 아이들 만나는걸...

알면 칼 물고 날 잡으러 올것이다.

한마디로 불같은 성질에 저승사자와 같은 인간....

이젠 미움도 사라 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 얼굴만 보면 우라통이 터진다.

무슨 죄라고....부모 잘못 만난 어린양들...

늑대와 여우가 싸우는 틈에서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딸 아이가 손수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 주었다.

 

겉봉투엔....

보내는 사람= 강 이현

받은 사람= 장미정 엄마

왜 보내는 이유= 사랑해서

 

엄마께

엄마 힘내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엄마 정말 죄송해요

우리는 놀기만 하는데 엄마는

우리 만날려고 일하잖아요

그래서 죄송해요.

 

참, 미치고 환장할 뻔 했다.

애들 앞에서 울수도 없고....

난 돌아오는 날 밤 울산밤 하늘을 보면서

통곡을 하며 울었다.

 

3년 동안 남자라면 치를 떨며 가까이 하지 않을려 했다.

한 두달 전엔 엄마가 선을 보란다.

35살의 이혼남인데,

아들이 두 넘이라나...우리애들 보다 어리단다.

나참, 내 자식도 키우지 못하는 내 한을 어찌하고

남의 자식을 키우란다. 말도 안되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려고 하나며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가슴에 사무친단다.

 

그런데,

난 요즘 세상을 달리 볼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

3년동안 칙칙하고 어둡고 그늘이 진 내 얼굴에

웃음과 미소를 안겨준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연하당...ㅠ.ㅠ

난 3살 위론 남자로 보지도 않았는데...

 

그는 따뜻한 남자다

좋은 곳이 있음 데려가고 싶어하고,

공항에 도착하면 태우러 오고,

포항갈때 꼭 데려다 주는 사람.

 

주위에서 동생들이 그런다.

늘 외롭고 강한척하며 불쌍하게 사는 언니한테

하늘에서 좋은 사람 보내줬다나 모라나...힛...

 

감사하긴 하다.

매마른 땅에 단비같은 상황이다 보니...

 

이혼한지 1년도 안돼 선 본 전 남편보다

난 많이 참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허물이 될라나?

하지만, 손가락질 받을 짓은 안한다.

 

다만, 곁에 있어서 삶의 향기를 따스롭게 느끼게 해준다면

더 바랄게 없으니깐.

 

1학년 아들이 여친에게 준다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달라기에

물어봤다.

엄마가 좋아? 여자 친구가 좋아?

당연히 울 엄마쥐...

맹랑한 울 아들....훗...

귀엽당.

 

아들...딸아....

엄마도 이 세상에서 너희들이 일 순위 란다.

좋은 사람이 있어도 엄마는 너희가 먼저야.

너희들 때문에 이 세상에서 숨쉬고 사는 이유란다.

 

10년 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거란다.

엄마 믿지?

너희들도 아프지 말고 뭐든 열심히 하고

삐뚤어 지지 말고 자라 주길 이 엄마 늘 기도 한단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