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25

시어머니 팔순 생신


BY 꿈꾸는 여인 2004-12-21

우리  시어머니는  참  단단하고  야무락  지신  어른이다.  

이제  연세가  80  이신  데도  밤마다  반신욕을  하고  주무신다. 

목욕  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가  아니고,  한  40~50년  정도

된  개량주택인데  고무  다라이에  온수를  받아  선덕한  어깨를 

수건으로  덮어  감싸고  30분  정도  따뜻한 욕조에  앉아  계시면서 

복지관에서  배운  노래가사를  암기하시면서  반신욕을  하신단다.

 

아직도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대단하시고 

누구에게나  지고는  못사신다. 

그냥  헛욕심 부리는 것이 아니고 노력을  대단히  많이  하시는 분이시다.

그리고  "어머니  이게  이렇게  하면  좋다고  합니다"고  말씀드리면

가만히 들어  보시고  얘기  드린대로  그렇게  하고 

계시는  모습을  곧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시어머니는  굉장히  진보하시고  발전하셔서 

결혼 초기의 시어머니 모습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신다.    

론  그때보다  자식들의  안정되고  윤택한  생활로  많이  나아지시

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움직이시고, 

규칙적인  운동과  삼시  세끼의  규칙적이면서  된장과  푸성귀  나물

위주의  소박하고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아침마다  1시간  30분정도 

금강경  독송을 하시고 한  주일에  1~2번의  복지관  나들이로  여러가지를 

배우고  익히시고 ,   매일  열린  대문으로  동네  노인들과  고스톱도 

치시고  계추도  하시면서  친교도  아주  능동적으로  즐기신다.

 

연세 80이신데도  몸이  너무  가벼우셔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혼자  사시는 것이 늘  염려가  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셔서  당신을  관리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단정하시고  깔끔하시고  분명하시고  솔직하시고  명쾌한  어른이시다.

그리고  아주  지혜롭고  다정  다감  하시고,  아주  열정적인  어른이시다.   

 

처음  시댁으로   가서  느낀점은  사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당황도 

많이  했지마는,  이분을  가까이  하지  않고는  내 남편도 알 수가 없고

시댁에서도 늘  겉돌게만 되더라.  

 

시어머니와  자주  통화를  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그분을  느끼게  되고 

살아온  질곡의  얘기를  듣고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시어머니를 보면  삶의  지혜가  아주  풍부하고,  살려고  하는  굳세고 

힘찬  의지, 그리고 끊임없는  끈기와  인내를 가진 

강인한  한국  어머니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  내  남편의  강인한  정신력 ,  급한듯  하면서도 

느긋하고,  느린듯하면서도  몰아치는  추진력과 박진감을  함께  보게  된다.   

 

나에게는  부족한  참을성과  엎어질  듯  하면서도  면면히  이어가는 

꾸준함  등  그  어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시댁  가문의 

정신력과  가풍을  느끼고  이해하게  된다.    

 

내  남편을  사랑하면서  시어머니를  더욱더  소중하고  귀하게  느끼게  된다.    

남편과  살기  위해서는  시어머니를  잘  알아야  된다. 

시어머니와  자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남편의  모습을  함께  보게되고 

평소의  이해할  수  없었던  남편의  행동들을  이해하게  된다.    

왜냐하면  시어머니를  꼭  닮은  내  남편이니까.

 

그러면서  미래의  나의  모습도  그려  본다.  

어떤  시어머니  모습이  지금의  나의  모습과  겹쳐져서 

흐릿하게  보여지는  듯  하다.

 

해마다 음력 11월 11일이 시어머니 생신인데 가족들이 다 모일 수

있는 날로 해서 양력 12월 19일로 생신 잔치를 하기로 했다.

아들 다섯, 딸 하나의 6남매 그리고 시삼촌  내외분  그리고  동네  친구분들.. 

한 50여명이  모여서  조촐하고  즐겁고  화기애애하고  따뜻하게  보냈다.

 

건강하게  춤추고  노래하시고  준비한  음식도  맛있게  드시고 

담소하시면서  아주  흡족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   

친구분들도  너무  만족해  하시면서  다음에  90잔치에  다시  만나자고 

하시면서  헤어졌다.

     

알뜰하시고  많이  드리지도  못하지만  늘  근검절약  하시고  조금의 

정성을  받으셔도  잊지  않으시고  꼭  청국장이나  깻잎김치나  된장 

간장등 으로  답례를  하신다. 절대로  공짜가  없다고  하신다.    

 

이분의  이러한  좋은  점을  본받아  나도  더  반듯하고  야무락지고 

단단하게  살 것이다.   

그리고  이분의  자식사랑도  본받아  훈육에  힘쓸  것이다.

 

아들  다섯이  하나같이  효자다.  

옆에  곁가지가  하나씩  있어서  마누라  눈치  보느라고  마음대로  못해서 

그렇지  그럴수  없는  효자들이다.   

그리고  며느리  다섯도  하나같이  착하고  반듯하다.    

 

시어머니의  팔순  생신을  보면서  한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대단하고 

위대하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수없는  고비와  고비의  연속적인  질곡의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오늘의  자리까지  이른 어머니!  진정  위대하십니다. 

 

손이  없어  양자로  오신  아버님  집에  시집오셔서  알토란  같은 

아들  다섯을  낳아  집안을  이렇게  번창하게  하셨다.

 

어머니  훌륭하십니다.  진정  위대하십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어머니  오래  오래  건강하게  만수  무강  하시길  두손  모아  발원해  봅니다.

 

 

    둘째  며느리  수연 동헌 어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