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정조대를 채울뻔 했던 복순이가 드디어 네번째의 엄마가 되었다.
세번을 계속해서 예정일을 헛갈리게 하던 녀석이
요번엔 신통하게도 정확한 그 날짜에 진통을 시작한다.
낑~낑...깽~깽... 그리고 흐흐흥~~~~~
돌라누우며 한숨쉬고, 엎드리며 앓는소리내고...
짐승이라도 산고는 힘드나보다.
셀수없이 녀석들의 산고를 지켜보았지만 매번...
내가 더 힘들다.
녀석이 한번 힘 줄때마다 내가 하도 옆에서 용 을 쓰니
남편과 아이는 바라보며 웃기에 바쁘다.
" 당신이 애 낳냐? "
" 엄마가 왜 그래? "
" 당신들은 물러~ 아그를 낳아봤는감? "
그리고는 다시 복순이 옆으로 닥아가 앉는다.
녀석은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그 와중에서도 꼬리를 흔든다.
그리곤 살포시 잠이드는듯 싶다가도, 다시한번 끼~잉
급히 나는 며르치와 조개살을 넣은 미역국을 앉혀놓고
서둘러 복순이의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언제 어느때 나올지를 몰라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는 커피한잔
간단히 읽을수 있는 책 한권.
무릎을 따듯하게 감싸줄수 있는 덮개하나.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이젠 복순이 몸속에서 나오는 강아지들을 내 손으로 받아만 내면 된다.
받아내어 뒷 갈무리를 해주고 나면...
그 다음엔 시간만 가면은 저절로 배추이파리가 내 손에 들어오니...
조금은 힘들어도 참을수 밖에.
흔히들 개 가 새끼들을 낳으면 별로 힘 안들이고 지 알아서 잘 하는줄 알겠지만..
하기는 이 녀석만 그렇지 개들을 그렇게 많이 키워 보아도
제 스스로가 새끼들을 잘도 낳았는데.
철 없는 개 엄마는 새끼들을 낳고는 뒷 갈무리를 못 하는거다.
그냥 제 몸속에서 쑤~욱 빠트려 놓고는 제 몸단장에 바쁘다.
제 몸속에서 나온 새끼의 보 도 안 튿어주고 제 깔개와 제 몸단장만으로
얼마나 깔끔을 떨어제끼는지...
참으로 우습다.
그러니 결국은 갓 태어나는 강아지들은 사람인 우리의 몫이 되어서는
보 도 뜯어줘야되고 탯줄도 끊어줘야되고 따듯하게 말려도 줘야한다.
잠시라도 지체해 놓으면 세상 한번 살아보겠다고 힘들게 나와서는
나오자마자 다시금 제 온길로 돌아가야하니...
잠시의 한눈조차도 팔수가 없다.
그것이 나중엔 다시금 동해안으로 서해안으로의 휴가비용을 만들어주니
아야~ 소리 한번도 하지 못한채 꼬박이 복순이 몸속에서 녀석들이 모두 빠져나올때까지는
제 자리에 콕~ 박혀 있어야한다.
밤 9 시쯤 녀석은 한 마리를 낳아 놓는다.
흐흠~...아들, 개 아들이 세상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에구~ 넌, 7 만원 짜리다.
그후 한시간쯤후
다시금 힘을주는데 난 내몸에서 무언가 빠져 나오는줄 알았다.
얼마나 복순이와 함께 힘을 주어 제꼈는지...
요번엔 암컷! 개 딸이다.
넌? 그래. 10 만원 이다.
아이는 테레비죤에서 메야? 를 본다고 거실에서 앉아있고...
남편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복순이가 힘주고 한마리씩 내어놓을때마다 난, 소리를 친다.
7 만원이여!
요번엔 10 만원이여!
암컷이네 수컷이네 할거 없이 나를 제외한 남편과 딸은 숫자로만 암, 수를 구별한다.
그렇게 9 시부터 시작된 진통이 정확히 새벽 3 시에나 끝이난다.
그동안 산파노릇을 한 나는 이미, 복순이와 함께 지칠대로 지쳐서는
다시금 한모금의 커피를 마신다.
이젠 뒷정리를 해야한다.
아까 맛잇게 끓여놓은 미역국과 날 겨란... 우유까지
복순이 앞에 갖다 바친다.
말끔히 깔개를 갈아주고는 남편의 옆자리 누워 전자계산기를 두드려본다.
수컷이 4 마리면 28만원.
암컷이 2 마리니 20만원.
이야~
6 시간을 쪼그려 앉아서는 커피 2잔에 48만원을 벌었다.
이렇게 이런식으로 돈을 번다면...
금방 부자가 될것 같은데, 앞으로의 배추이파리를 만지려면 족히 두달은 기다려야 하겠지.
복순아! 수고했고. 고마워.
넌, 역시나 효녀 개 딸이여.
내년 여름은... 오데로 갈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