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들어선 순간
몬가 심상치 않은 공기가 느껴진다.
음~ 그래~ 어째 전화 목소리가 그랬어...
파편 쪼가리가 된 새하얀 무우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고
김장 준비한다꼬 온 집안이 정신이 엄따.
모야~ 무슨 일이야~ 또 그런거야~
응~ 다 내 잘못이지 모~
그래~ 지지배야.. 니가 잘못한거 같어..
오늘 김장 도와준다고 강의도 휴강하고 왔다매~
근데.. 남자 하나 요리 못하고..또 난리치게 만들고...
아휴~ 진짜 너...문제 많어~~ 지지배야~
너무 힘드니까..그냥 짜증이 나는거야..아픈 내가 잘못이지...
모라 그랬길래...아니 아내가 바가지좀 긁었다고 해도 그렇지..
무우 대여섯동이를 냅따 내동댕이 쳐서...박살을 내 버려...
촤암나~ 그 남자...정말...무섭네~
그래도 무를 던진게 다행이지...물건 날렸음 또 다쳤을거 아냐~
아휴~
그 황당했었을 상황이 그려져서 난...넌져리가 쳐지고 온몸이 떨려온다.
주섬주섬 널부러진 깨진 무쪼가리들을 주워담고 김장을 시작한다.
그사이 친구 자야가 들어오고...
무우채를 썬다... 그 남자도 함께 도마위에 올려놓구...그 G랄같은 성질을 채 썰어본다.
버무린다... 친구 아프게 한 그 *같은 못된 성질...
매운 고추가루에 섞어서 짠 젓갈속에 서걱서걱 밀어넣고 북북 버무린다.
모두다 사그러들기를...
온갖 양념을 넣어본다... 그넘...자신도 주체못하는 못된 마음들 함께 버무린다..
제발... 자기 한몸 불살라 더욱 맛나게 탄생되는 온갖 양념들을 조금만 닮아주기를...
그남자...그 양념들 속에서 다시 태어날수있기를 기도하면서...
배추김치,알타리...몇통씩 버무려 담고
동치미를 담근다.
이짜너~ 동치미...그거..울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데..많이 담가줘..
미친*~ 그래도 서방생각은 하네... 싫어~ 니가 담궈~~
쌩뚱맞은 소릴 해대는 그녀가 미웠다..
아~ 부부란 이런건가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쓴 커피 한잔에... 정신 없었던 피곤이 밀려온다.
이러구 계속 살꺼야~ 응?
그럼 어떻게 해~ 애 때문에도 살아야 자너..
미친것...그런 핑계 대지마...니가 죽겠는데..새끼는 무슨 새끼야~
글구..너...애 하나 델꾸 살 경제력은 되자너~~
지 승질 하나 주체못하고..
화살을 아내와 딸에게 쏘아대는 정신 모자란 남자...(내가 보기엔 그 넘은 환자다)
폭력...언어폭력은 도를 지나친지 오래고...
던지고 쳐부수고 주먹이 올라오는 짐승같은 남자와 어케 한 이불속에서 살아가나..
난...정말 쳐참하게 짓밟히고 있는 한 여자의 일생이 서러워서
아니..그걸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그녀가 한심스러워서...견딜수가 없다.
공부를 많이 한게 모 대소야..
박사믄 모하구... 밖에서 잘 나가믄 모해...
그 승질머리로 애들은 잘 가르친다니...
집밖의 일은 또 얼마나 잘하고 다니는지...인정을 받는다나 모라나...
인간의 기본이 안된사람이...다른일 잘한다는거..난 절대로 믿지 않는다.
가장 사랑스러워야 할 가족을 아프게 하는 사람을...난...절대로 인정할수 없다.
조금씩 발전하는 폭력이...
이제.. 하나뿐인 딸아이한테도...영향이 가고 있다.
아니.....벌써....정신적으로 아이한테 큰 아픔이 되고 있었다.
그녀와 아이..둘은..예전의 모습이 아니다..헤맑은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천진하고 미소띤 그녀 둘이 아주 딴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웃음이 사라진 얼굴...
십년넘게 같이 살아온...짐승같은 그 넘의 작품이다..
제발...그만... 정리해...
하지만...사람은 길들여진다고 했나...
그녀도 조금씩 그 넘의 미친 짓에 길들여진듯 보인다..그게 더 나를 화나게 한다.
결혼생활이 정상일수 없다.
지금껏...한번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경험 못해보았다는 그녀
신이 주신 가장 큰 결혼의 즐거움인 성생활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기쁨과 환희로 삶의 윤활유가 되어지는 부부만의 행복한 즐거움...
내가...그것에 대해 얘기할때마다...그녀는 이방인이 되어..두 눈에 이슬만 머금었었다.
그래..그 넘이..그래서 더 난폭해지는거야.
자격지심이지..
그럼..그럴수록 더 아내에게 따뜻하게 해야 하는거 아냐..
왜..더 반대니...그게 문제라는거구..
그래서 니들 부부...상담 받아야 한다는거야..
몸이 아프면... 째고 약바르고 꾀매듯이...
마음이 아픈병도...약먹고 치료받아야 해...
정신적으로 편안해지면 부부생활도 좋아질거야....
니 남편...중증이야..
내가 그런다고 얘기해...날 신뢰하고 좋아한다며...
아니 지난번에 날 팔아서 얘기 했다며..
좋은 의사샘도 추천해 주었자너...
그런데 왜 그냥 있는거야...
미친 넘..자존심은 있어가꾸....
그넘의 자존심이 부부간 문제 해결엔 도움이 안되는걸 왜 몰라..
아주...여자에 대해서 배려가 전무한 나쁜 넘이네..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나를...도리어 그녀가 더 안절부절 못하고 다독인다.
그래..부부만의 문제일수 있지..
근데...이건 아니야..내 친구가..이럴순 없어.
내가 지금껏 보아온 그녀의 결혼생활은...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았다.
남편이 만들어준 육체적인 아픔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그녀의 더 큰 고통은
정신적인 아픔이다.
점점더 피폐해져가는 남편의 이성을 잃어버린 행동에 그녀는 하루하루 말라가고 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이럴순 없어~
집에오는길...
친구 자야와 함께...두손 꼭 잡은 쓸쓸한 발걸음이 유난히 무거웠다
30년지기... 곱디고운 죽마고우를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으로
젖어든 시야속에 희미한 세상이 무서웠다.
사람사는게 이런건 아닌데..
변태든 위악이든 좀 버벅대며 살아도
사람사는 냄새좀 풍기며 살아야 하는데...
비가 쏟아부을꺼 같은
시커먼 하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