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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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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꿈)


BY 플라타너스 2004-12-08

 

 

 

꿈꾸는 사람은 그래도 행복하다더라.

꿈마저 꾸지 못한다면 지금 내 삶은 얼마나 각박하랴.

아이와 함께 꿔 보는 꿈 얘기가 가난한 엄마의 마음에 따뜻한 모닥불 하나 지펴 줍니다.

아이도 아마 알겁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소망이라는 사실을. 아니, 그렇기에 마음 놓고 멋진 꿈을 그려 볼 수 있음을 말입니다. 꿈이 이루어지면 그건 더 이상 꿈이 아닐테니까요.

엄마, 난 말야.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여행 갈거야. 엄마도 끼워줄게. 엄마랑 나 우리 둘이 같이 여행가자. 한 일주일 정도 엄마가 가 보고 싶다던 뮌헨에도 가보고, 하늘 아래 첫 호수도 가 보고, 음, 또 어디를 갈까. 엄마, 또 어디 가보고 싶은 데.

 그리고 또 있다. 나 돈 생기면 전자 사전 하나 사고, 그리고 영어 학원도 다닐 거야. 그래서 정말 영어회화 너무너무 잘 하고 싶거든. 우리 엄마 이쁜 옷도 사 주고, 아니지, 우리 집 다시 찾아야지. 그지, 엄마.

 그런 딸을 보며 엄마도 야무지게 꿈얘기를 보탭니다.

난 말야. 진이야, 엄만 돈 많이 생기면 말야. 우리 딸하고 아들하고 함께 살 제일 따뜻한 집을 살거야. 그래서 우리 진이가 좋아하는 이쁜 퀼트 이불도 사 주고, 공주침대처럼 아름다운 침대도 사주고 너무너무 갖고 싶어하던 멋진  방도 꾸며 주고 그리고 너 참,  어학연수 가고 싶다고 했지. 그래 어학 연수 보내 줄거야. 그리고 또 빼먹으면 안되는 거, 우리 셋 멀리 멀리 여행가는 거. 그거 꼭 해보자. 응. 그리고 엄만 또 더 있는데. 그게 뭐냐면 우리 엄마, 외할머니 말야, 맛있는 밥도 사들여야 해. 좋은 곳에 여행도 시켜드리고,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 밥 한끼 대접 못해드려 엄마 두고두고 가슴에 맺혀있거든.

 그런데 엄마 참 웃긴다, 그쟈. 그거 뽑힐 수 있을까?  

엄마와 아이는 깔깔 웃어대며 이불 속으로 몸을 쏙 집어 넣습니다. 방이 너무 추우니까요. 기름값이 너무 올라 아주 낮게낮게 보일라 온도를 낮춰두었거든요. 그래도 꿈꾸는 마음은 모닥불가에 앉은 것처럼 따뜻해졌습니다. 아이도 엄마도.

  겨울이 추운건 다 그만한 까닭이 있다지요. 신이 어련히 알아서 온도 ??償?않았겠어요. 우리 삶도 이렇게 고단한 까닭은 아마 다 그만한 까닭이 있지 않겠어요. 그래요.요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많이 많이 마음이 넉넉해 진 파울로 코엘의 " 연금술사" 얘기 속에 그건 모두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 위한 거래요.

 가난한 사람은 진짜 가난한 사람은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걸음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일거예요. 우린 많이 생각하고 꿈꾸고 행복해 할겁니다.

 아이들과 저는 부자니까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부자가 될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