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취업 신고를 근사하고 멋지게 전하고 싶었다.
"엄마 저 때문에 맘 고생하셨죠? 이젠 고생 뚝 입니다."
앗 지랄. 어색하다.
이건 그녀의 스타일이 아니다.
"엄마 잔소리 할 일 없어져 억울해 어째?
며칠 전 면접 본 거 합격 먹었 걸 랑?"
이걸루 해야겠다.
엄마 엄청 좋아 할 꺼다.
헌데 그녀의 엄마 고무공에 바람빼는 소릴 한다.
"취업 난 시대에 갸는 갑자기 왜 그만뒀다냐?"
알 수 없는게 사람마음 이라더니 신이 도무지 엄마를
이해 할 수없다.
"모르지."
"무슨과랴?"
"과는 알아 뭐하게? 정신과."
"내 그럴 줄 알았다. 어째 쉽게 된다 했지."
"정신과가 어때서?"
"위험해서 그라지."
"남들 다 하는 거 유난 떨지마."
"야야 종합병원이라매?"
"어."
"그럼 항문과, 소아과, 부인과, 내과, 외과.....많겠네?
과도 널널하구만 하필 거기?"
"과장님이 우선 한달간 있어 보고 적성에 아니다 싶으면
로테이션 가능하다 하셨어."
"야 로테션인지 로케션인지 가능 한 거면 지금 해달래."
"우선 해 봐야지."
"한 달? 한 달 동안의 안전을 누가 보장하냐?"
갑자기 깐깐해진 엄마때문에 신이 당혹스러운데 엄마 한 수
더 뜬다.
못간다 하는 엄마 출입문에 바짝 엎드렸다.
"나 미친다. 엄마 왜 이래? 내일 당장 출근 하라는데
이것저것 준비하려면 시간없어. 비켜 주라 응?"
엄마는 흡착기 마냥 바닥에 더 바짝 엎드렸다.
"갈라믄 차라리 날 밟고 가라."하신다.
신이는 뭘 모르는 엄마가 측은하기 조차 하다.
참고로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신이는 54킬로그램이고,
그녀의 엄마는 49킬로그램이다.
but 신이가 결코 뚱뚱하다는 얘기가 아님을 밝혀둔다.
무려 모녀의 키 차이는 13센티 이니까.
54가 49를 덮쳐봐 봐.
분명 갈비뼈 한 두대는 부러 질 것이다.
갈비뼈가 부러져 폐를 찌른다면
그건 허파에 바람난 뇬 아이가?
(ㅎㅎ.. 이말은 취소다. 엄마한테 감히)
신이는 엄마가 그렇게 지독한 뇨자임을 22년 만에 첨
알게 됐다.
아무리 비쩍 마른 몸이라지만 나이가 있는데
꼼짝 않고 엎드려 있는 엄마의 오기가 걱정된다.
인내에 바닥을 드러낸 건 오히려 신이였다.
신이 서서히 열이 오르기 시작 했다.
신이 드디어 엎드려 있는 엄마의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데
그녀의 엄마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신이를 슬쩍 올려 보다가
신이의 표정을 살핀다.
"헤 헤 속았제? 어메가 장난을 쳤지. 좀 넘쳤나?" 하며
벌떡 일어나는 엄마의 가슴을 치는 신이.
그녀의 눈엔 눈물이 고였다.
"축하한데이. 야야 축하한데이."
엄마는 신이의 목을 끌어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