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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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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을 찾아서 - 2) 취업 신고식


BY 라메르 2004-12-01

 


엄마께 취업 신고를 근사하고 멋지게 전하고 싶었다.

"엄마 저 때문에 맘 고생하셨죠? 이젠 고생 뚝 입니다."

앗 지랄. 어색하다.

이건 그녀의 스타일이 아니다.

"엄마 잔소리 할 일 없어져 억울해 어째?

며칠 전 면접 본 거 합격 먹었 걸 랑?"

이걸루 해야겠다.

엄마  엄청 좋아 할 꺼다.

헌데 그녀의 엄마 고무공에 바람빼는 소릴 한다.

"취업 난 시대에 갸는 갑자기 왜 그만뒀다냐?"

알 수 없는게 사람마음 이라더니 신이 도무지 엄마를

이해 할 수없다.

"모르지."

"무슨과랴?"

"과는 알아 뭐하게? 정신과."

"내 그럴 줄 알았다. 어째 쉽게 된다 했지."

"정신과가 어때서?"

"위험해서 그라지."

"남들 다 하는 거 유난 떨지마."

"야야 종합병원이라매?"

"어."

"그럼 항문과, 소아과, 부인과, 내과, 외과.....많겠네?

과도 널널하구만 하필 거기?"

"과장님이 우선 한달간 있어 보고 적성에 아니다 싶으면

로테이션 가능하다 하셨어."

"야 로테션인지 로케션인지 가능 한 거면 지금 해달래."

"우선 해 봐야지."

"한 달? 한 달 동안의 안전을 누가 보장하냐?"

갑자기 깐깐해진 엄마때문에 신이 당혹스러운데 엄마 한 수

더 뜬다.

못간다 하는 엄마 출입문에 바짝 엎드렸다.

"나 미친다. 엄마 왜 이래? 내일 당장 출근 하라는데

이것저것 준비하려면 시간없어. 비켜 주라 응?"

엄마는 흡착기 마냥 바닥에 더 바짝 엎드렸다.

"갈라믄 차라리 날 밟고 가라."하신다.

신이는 뭘 모르는 엄마가 측은하기 조차 하다.

참고로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신이는 54킬로그램이고,

그녀의 엄마는 49킬로그램이다.

but 신이가 결코 뚱뚱하다는 얘기가 아님을 밝혀둔다.

무려 모녀의 키 차이는 13센티 이니까.

54가 49를 덮쳐봐 봐.

분명 갈비뼈 한 두대는 부러 질 것이다.

갈비뼈가 부러져 폐를 찌른다면

그건 허파에 바람난 뇬 아이가?

(ㅎㅎ.. 이말은 취소다. 엄마한테 감히)

신이는  엄마가 그렇게 지독한 뇨자임을 22년 만에 첨

알게 됐다.

아무리 비쩍 마른 몸이라지만 나이가 있는데

꼼짝 않고 엎드려 있는 엄마의 오기가 걱정된다.

인내에 바닥을 드러낸 건 오히려 신이였다.

신이 서서히 열이 오르기 시작 했다.

신이 드디어 엎드려 있는 엄마의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데

그녀의 엄마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신이를 슬쩍 올려 보다가

신이의 표정을 살핀다.

"헤 헤 속았제? 어메가 장난을 쳤지. 좀 넘쳤나?" 하며

벌떡 일어나는 엄마의 가슴을 치는 신이.

그녀의 눈엔 눈물이 고였다.

"축하한데이. 야야 축하한데이."

엄마는 신이의 목을 끌어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