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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길목풍경
BY 로맨티스트 2004-11-30
아침잠 덜깬 햇살 파리하게 하품하며 기지개 켜던 창가
유리창 밖의 휑뎅그레한 회백색 공사장 건물 귀퉁이에
집없는 비둘기 한마리 새벽 가랑비에 젖은 날개 말리며
아직 굳질않은 콘크리이트 바닥에 주둥이대고 허기를 쫓는 모양새가
아침 구공탄 굴뚝연기에 향수를 느끼다
산1번지 채석장에 가서 금방 따낸 돌온기에 입을닦던
그옛날 학창시절에 닳고 닳도록 외우던詩, 성북동비둘기
그 아련한 싯귀 한구절 마냥 포슬히 와닿는 오늘 창밖에
바람한점 골목길 휘돌아 자취없이 사라지는 골목
우뚝선 전신주 그림자 밟고 서있는 빨간 우체통 하나
황량한 도심의 삶 밑바닥 이야기 한줄 꺼내
늘상 벙거지 모자쓰고 헤진 청바지 입은 여인 지나는 골목 어딘가에
바람 흐르는 자욱 언저리
녹록한 삶향기 한줌 풀어 사람사는 동네 질펀한 내음 스미는데
간밤 새벽녘 누군가의 취기에 구둣발 뭇매 고스란히 맞고
퍼렇게 멍든 대문짝 길눈 떠 멀뚱그레 쳐다보는 이른나절에
푸른가로수는 아무일 없다는듯 스치는 바람에 얼굴 흐적이며
잎새 눈두덩이 부벼 방금 눈뜬 아침을 핥고있었다
유리창밖 눈에 아른거리는 철부지 동네 아이들
무당 푸닥거리 마냥 여린손목 흔들며 고함 내지르고 사라져 적요한 길목에
너즈분한 길가의 물상들 그저 일상의 몸짓만 흔들일뿐
가끔,아주가끔
창밖의 빨간우체통 하나 바람의 소리만 전할뿐이다
배경음악은 이 방에 접속할때 마다 각 개인이 틀리게 들리는 랜덤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