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각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내가 아주 포용력 있고 이해심 많고 동정심 또한 넘치고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있고 나에게 잘 해주고, 잘 해줘야 한다(?)는 공주 병도 아니고,
자기도취에 빠진 나르시즘도 아닌 조금 이상한 병(?)에 걸렸다.
옷은 반듯하게 입어야하고 특히 때와 장소에 따라 꼭 가려 입어야하고
남들이 그렇게 안 입으면 이해 하지 못하는 표정을 혼자 짓곤한다.
나의이런 고집으로 우리시댁에서는 설날때나 추석때 꼭 한복을 입는다.
물론 차례를 지내기도 하지만 동서둘을 처음부터 한복을 입고 차례에
임하게 해서 이제는 두동서가 명절때는 꼭 한복을 챙겨와야하는
불편함에 익숙해서있다.
나의 이런 스타일을 아는지 우리 막내동서는 옷차림이나 말하는게
나의 시야를 거스르지 않게하고 나름대로 말고 행동도 센스있게 잘한다.
그런데 우리 둘째동서는 남의 눈을 별로 의식하지않은 소위
자유주의 라고 해야할까?
둘째조카가 돌이라 돌 잔치를 해야 하는대도 말로는 잔치가 아니고
그냥 식사나 다같이 한다며 장소도 우리집 근처에서 하면 좋을것 같다고해서
막내가 예약을 대신해 주고, 정작 아이돌 인데도 돌떡만 겨우해서
그것도 시댁 식구가 있는대도 동서는 아이안고있고 서방님이 선물용 작은박스에
떡 담기가 바쁘다. 돌 잡이(?-실,연필,돈...)는 아예 생략이고 여자아기에게
예쁜 한복이나 원피스 정도는 입힐줄 알았는데 그것마저도 그냥 평상복으로
입히고 케익도 준비를 안한거 같아 막내서방님이 준비하니 역시 준비
안했고.. 정말 편하고 남 의식 안하고 사는 부부라 한편으로는 괜시리
내가 화가 나고 다른 한편으로도 오히려 그런 그들이 부럽기도하다.
가까운 친척들은 그래도 돌 이라고 돌반지며, 봉투로 성의를 표시 하는데
그부부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는것이 그들의 방식인가보다.
처음에는 내눈에 거슬러 주위도 몇번 주고 했는데 그것은 나의 아집이라는것을
알고 부터는 별 간섭안하고 좋게 좋게 재내려고 나도 나름대로 노력중이다.
하긴 자주 보는 사이도아니고 1년에 두어번 보니까 부딪칠 일도 많지는 않다.
때에 따라서도 시어머니가 안계시니까 시 어머니 역할까지 해야 되지만
이제는 나도 마음을 좀 너그럽게 써야겠다고 생각해서인지 조금 마음에
안들고 내 생각과 달라도 존중하기로 하니 조금은 홀가분 한데 나보다
더 깔끔하고 칼날같이 반듯한 우리 남편과 이야기 할때면 나도 모르게
흉아닌 흉을 볼때가 있으니 내가 좀도 성숙해 져야 되지않을까? 생각된다.
나는 사람을 어떤식으로 평가하는가?
외모, 학벌, 경제적능력? 이것보다는 성격이나 사람됨됨이로 평가한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도 보통사람과 별반 차이 없다고 느낄때는
나 자신에 대한 못남 때문에 괜히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