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사망 시 디지털 기록을 어떻게 처리 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6

(첫아이 ) 분명 아기가 바뀌었어


BY 자화상 2004-11-18

"빨리 가서 확인해봐 아기가 분명 바뀌었어.

왜? 아들이 아니고 딸이야? 분명 아들이었을텐데"


"이사람이! 오늘밤 아기 낳은 사람은 자기 혼자인데

어떻게 아이가 바뀌었다고해? 분명히 우리애기 딸이야 딸"


나는 남편말도 친정 어머니의 말도 믿을수 없다고

아기가 분명 바뀌었다고

 

우기다가 그날밤 병원에서 나혼자 아이를 낳았다는 말에 내가

왜? 딸을 낳았을까? 분명 아들이었는데.......


의심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 마음으로 하는수없이

아기를 내가 낳은 딸로 인정을 해야했다.


첫아이를 임신하기전, 나는 꿈에 내가 아들을 낳았고

친정 어머니께 아들을 낳았다고 자랑하고 꿈에서 깨었었다.


그리고 두달후쯤에 꿈에 내가 아들을 낳았는데

아기가 금새 자라서 기어다니더니,

벌떡 일어서서 걸어다니니까, 많은 사람들이 보고는

 

이다음에 크게 될 아이라며 모두

부러워 하는 꿈을 꾸고는, 약 10여일후엔가

있어야할게 없어서 병원에 갔더니 임신 3주라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아이가 아들이라고 믿었고

태교를 시작하며 태교일기에 아기 이름을

남아 이름으로 만들어 불렀었다.


그후로 꾸었던 꿈들마다 용꿈부터서 많은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아들이 크면 큰 인물이 될거라고 칭찬들을 하였다.


그러니 당연히 책도 사나이로써 당당해질수

있는 명예와 청렴결백의 위인들 이야기책과

삼국지와 무협지를 많이 읽었다.


임신 8개월이 넘었을때 친정 어머니께서

유명한 한약방에 가보자고 하여 따라갔더니,

 

글쎄 그 원장님도 진맥을 보시더니 내게 아들을 낳겠다고 하였었다.

 
그랬으니 더 확실하게 아들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산부인과에서는 처음에 한번 물으니 알려줄수 없다고

하여 다음부터는 묻지 않았었다)


세상에 아이를 낳고보니 딸이라고 하는데

어찌 내가 쉽게 믿겠는가?


하는수 없어 딸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했다.


생각을 바꾸니 아기가 엄청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그래도 아기가 세살이 되어가도록 왜? 아들이 아니고

딸로 변했을까? 하는 의문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씩씩한 아들이 아닌 예쁘고 똑똑하고

지혜로운 딸로 기르기 위해 나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며 다시 태교 아닌 육아 교육을 시작했다.

 
마침 아기가 생후 6개월만에 우린 이사를 했는데,


바로 벽하나를 사이에 둔채 피아노 교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시끄럽다는 생각보다는 음악적 감각이 빨리

발달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 같았다.


역시 아이는 10개월이 되자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흉내부터 내기 시작하며

 

음악에 흥이 나면 입으로 노래하며 흥얼거리고

돐이 지나자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딸은 아들이 아니어서 엄마를 서운하게 했던

사연을 아는듯 갖은 재롱으로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놀더니

세살때부터 한글과 숫자를 쓰기 시작하여

 

다섯살에 쓰고 읽기를 마치고 문장을 만들어 글짓기를 하였다.

 
셈도 덧셈 뺄셈 쉬운 두자리 숫자까지 하더니

분필이나 크레용을 들고 다니며 사고를? 치고 다녔다.


동네 집집마다 담벼락에 한글과 숫자셈까지 쓰고 다녀서

나는 수세미와 세제를 갖고 다니며 닦고 다녔다.


낙서를 할수 있는 아이는 우리딸 뿐이라며

주인들이 잘도 범인?을 찾아내어


나는 아이가 대견해서 웃으면서 닦고 다녔다.


여섯살때는 이웃집 일곱살 언니들과

자기 친구들까지 우리집에 데려와

 

상을 펴놓고 한글과 셈을 가르치고 하여

그때부터 아이에게 교사의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성격이 남아처럼 씩씩해서 어리광 피우거나

뭐 사달라고 조르며 울어본적이 없다.


억지로 끌고 가게에 가서 사고 싶은것 골라 보라고

하면 겨우 백원짜리 과자 하나

 

손에 들고 나오니 내가 큰거 하나 집어 들면

눈을 크게 뜨고 비싸다고 하며 고개를

 

흔들어 또한 짠순이 기질도 발견하게 되었다.


특이한것은 내 앞에서 절대 소리내어 울지 않는것이다.


유치때부터 어쩌다 눈물을 보여야 할때면 화장실에

들어가 울고는 눈을 깨끗이 닦고 나오는 것이었다.

 

누가 시키거나 그렇게 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지금 스므살이 되어 사대에 다니고 있는데,

작년 수능 보고 그날밤 점수 계산하고 나서

 

생각보다 점수가 낮다고 이불속에서 소리내어 울다가

나와 부등켜 안고 울때

 

딸의 눈물을 처음 보았고,

딸도 나의 눈물을 처음 보게 되었다.


그리고 소원하던 ㄱ교대를 못가게 되었을때

 

우린 두번째로 서로를 보며 서럽게 울었고,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현실에 만족하며 매일 행복한 웃음을 보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