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온걸 이제와 날더러 어쩌란말이냐"
"이렇게 생겨먹은걸 이제와 날더러 어쩌라고"
남자는 그렇게 말 할 것이다
여자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남자에게는 이해란 부속품이 빠져있었다
남자에게 있어 여자란 그와 존재하는 부유물중의 하나였다
공기중에 한껏 자유롭게 떠나니지만 한 남자에게만 맴도는 그래서 남자가 떨어내기 전엔
결코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여자
그런여자는 행복했다
행복이란게 이런거구나 행복에 대해서 도통한 사람이 되는것 같았다
제법 가정을 잘 꾸려나가며 가끔 예쁘게 포장해 이웃에게도 나누어주었다
같은 방법으로 사는 사람들과 서로 교감을하며 여자는 더욱더 고무되기 시작했고
이세상은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그 둘의 모습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이 전자일거라고 믿어왔다
남자는 가끔 여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럴때마다 남자는 그건 돌다리를 건너다가 실수로 물에 빠진거라고 자신을 대변했다
상황과 자초지정에 민감한 여자는 물에 빠진 이유와 동기를 묻고 그것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는 물에 빠져 옷이 젖었으면 옷을 말리며 되고 신발이 젖었으면 신발을 말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또 빠질 수있으니 왜 빠졌는지 문제를 짚어내고 다음에 빠지지않게 주위하거니
노력해야 하는게 아니나고 반박했다
남자는 늘 자신이 물에 빠진건 단순한 사고라고 인지시켰다
때로는 인간적으로 때로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동정으로 때로는 강제적으로
그렇게 이해해주길 바랬다
아니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고 납득을 시켰다
여자가 남자와 사는한은 그래야 한다며, 여자는 스스로 달래며그렇게 하겠다며 단속을했다
그리고 자신은 점점 바깥세상과 차단 시켰다
잘못이 있고 문제가 있는데도 덮어둔다는 사실에 여자는 마음이 아플때도 있었고
더러 화가 날때도 있었다
그러나 도리질치며 남자에 대한 사랑은 덮어주는 것도 미덕이라며 합리화했다
사회는 어떻게든 흘러갈거라고 믿었다
나 하나쯤 올바른 이해관계속에 살지않아도,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이란
아무도 못보고 못들을테니 그냥 흘러보내면 흘러가는줄 알았다
그러나 여자는 자신만은 속일수가 없다는걸 알았다
그럴때마다 돌다리 하나씩을 마음의 강에 띄어놓았다
가끔 돌다리를 짚어갈 양으로...
남자는 자신의 뒤에 다리가 놓여있는지 몰랐다
아니 관심조차없이 늘 앞만 보고 달렸다
우울한 날이면 여자는 마음의 강가로 달려가 그동안 남자가 놓고간
돌다리를 건너며 홀로 이야기를 했다
널 치워주지 못해 미안하다고말했다
다음에 남자와 같이 오면 그때 꼭 치워 주겠다고 약속을 하곤했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돌다리가 있는 곳에 한번 가보자고 해보았지만
남자는 거들떠도 보지않았다
자신의 흔적같은 것쯤은 쉽게 잊고 사는거 같았다
돌다리는 점점 빛을 바래 어떤 돌다리는 보이지 않는것도 있었다
그러나 여자가 뒤를 돌아볼때마다 늘어나는 돌다리는 보면 마음이 무거웠다
남자가 번쩍 들어 치워주길 바랬지만 남자는 여전히 모른체했다
세월이 흘렀다
돌다리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끝도 보이지 않는 다리를 돌아보며 여자는 마음이 아팠다
몇개만 치워 두어도 앞으로 나가기가 조금 수월할 것 같았다
어느날인가...
여자는 앞으로 가는게 두려웠다
자꾸만 늘어날 돌다리들을 생각하니 앞으로 간다는게 두려워졌다
여자는 남자에게 말했다
함께 돌다리를 치우자고 울며 말했다
남자는 일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다고 그럴만한데 시간을 뺏길수 없다고 여자의 말을 넘겼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풍요했던 마음의 강은 돌다리가 늘어감에 메말라가고 유유히 흐르지도 않았다
어떨떤 막혀 있어 여자 혼자 뚫기도했다
강이 메말라 돌다리만 곳곳에 볼상사납게 울퉁불퉁 꽂혀있던날
여자는 정지했다
그리고 메마른 강으로 달려가 돌을 파내려 안간힘을 쓰다가 쓰러져 울었다
앞에는 남자가 돌처럼 버티고 있었고 사방엔 온통 둘 투성이들....
여자는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