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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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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11-14

늦은 가을 단풍들어 잎들이 앏아지고 구멍이 숭숭난 낙엽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뒹굴고 옥이는 그 낙엽과 벌래가 다~ 까먹은 나무열매들의 깍지들을 쓸어서 한 군데 모아 하루에 한번씩 불에 태워 뒤란 밤나무 뒤에 갖다가 버린다

마루도 몇번씩 닦아도 엄마한테 욕먹기는 정말 낙엽이 바람에 떨어지는것 만큼 듣는다

또 걸래질은 그것보다도 더 많이 해도 욕은 항상 두배가 된다

마루 닦고 걸래 빨아놓고 뒤란가면 또 구석 구석 낙엽이 언제 니가 쓸엇냐 여기저기 뭉그적하게 쌓여있고 샌디(개이름)는 어떻게 그렇게 많이도 똥을 싸놓는지 옥이는 정말 죽을지경이다

'아구 샌디야 똥좀 조금 싸봐라 그럼 내가 니 밥 더 많이 줄께 응? 그럴래 ?"

샌디는 그저 그 긴 꼬랑지만 설렁 설렁 흔든다

땅을 파서 동을 파묻고 빗자루 들고 뒤란 쓸고 앞으로 뛰어와 걸래질 하고 " 아참 쓰래기" 하면서 뒤란을 가보면 어느새 바람이 옥이 바지런함을 보겟다느듯 낙엽은 아까 쓸어서 모아논 자리엔 하나도 없다

옥이는 또 쓸어서 이번에 아예 태워 밤나무뒤에 갖다 버린다

"옥이 어딧냐 ~옥아~~~~ 이놈의 기집애가 또 어디갓어 그새 어딜 갓내 내 금방 콩 갖고온다고 그랫건만 으그 지겨워"
'엄마 나 여기잇어 뒤란에 금방 갈께"

옥이가 손놀림이 빠르게 치우고 앞마당으로 간다

"엄마 왜?"

"보면 몰라 매주 써야지 얼른 연탄불구멍 열어놓고 뒤란에 솥 걸어라"
"응........."옥이가 ㅎ미이 없다

또 하루종일 콩과 씨름하고 욕도 하루종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옥이는 무슨 일만 하면 그일이 끝날때까지 욕을 먹어야 하는걸 안다

그게 당연한거라 생각한다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그냥 평상시 같다 그도 그럴것이 옥이는 한번도 기분이 좋아보질 않아서 어느게 좋은건지 모른다

욕을 조금먹고 엄마가 아무소리 하지 않으면 옥이한테는 복받은 날이다

콩을씻어서 솥에다 담고 물을 콩보다 두배정도 붓는다

무엌에서 뒤란 솥단지에서 점심때가 되어도 끓는다

물이 넘으면 엄만 "옥아 넘치지 않게 솥뚜껑위에다 찬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불을 지펴라 "하고 소리친다

"으~~응"옥이가 그저 안다는듯 대답을 한다

옥이 대답은 항상 빠르다

그렇지 않으면 욕과 함께 뭐든지 옥이한테 날아온다

나무던 칼이던 걸래든 손에 잡히는데로 엄만 던지다그러기에 옥이는 대답이 빠르다

뻘겋게 콩이 무르고 엄만 손으로 문질러 보곤 "됐다 불을 빼고 마루에 들통 갖다놓고 보재기 깔아라 그리고 콩을 보구니에 건져서 갖고와라

옥이는시키는데로 빠르게 움직인다

뜨거운 콩에 옥이 코가 벌개지고 이마에 땀이 난다

"엄마 이제 어떻게 해?"

"콩을 보재기 깐 그 위에 넣고 보재기를 뺑뺑이 당겨서 손으로 잡고  올라가 밟아라 뒷굼치로 자근자근 찬찬히 밟아라 "

옥이가 시키는데로 한다

발다닥이 뜨겁고 보재기 잡고 밟으려니 허리는 구부리고 다리에 힘이 가지않아서 콩이 밟아지지 않고 힘만든다

엄마가 "이리 내라   내가 보재기 잡으마"
엄마가 보재가 잡고나니 허리도 피고 메주도 잘 밟아진다

발다닥이 뜨겁지만 참는다

다른일보다 덜 힘들고 뜨거운건 참을수 있다 헐씬 쉬운거니까...........

"어디보자 됏나 잘 뭉개져아 나중에 메주가 부서지지 않고 잘 마르고 잘뜨니까 "
엄만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보재기를 펴본다

동글동글 하던 콩은 옥이 뒷굼치에 짓이겨져서 밀가루 반죽처럼 한데 뭉게져 덩어리가 져 있다

그리고 보재기 주름에 여기저기 묶었다 핀것처럼 주름이 가운데로 향해 줄줄이 가늘게 이어져 있다

옥이는 손가락으로 여기저기 쑥~쑥~ 쑤셔본다

"거 왜 그러니 한시도 욕을 안먹으면 좀이 쑤시냐 어구 이놈의 기집애야"

엄마 소리에 얼른 손가락을 빼고 눈을 크게뜨고 엄마를 비스듬히 처다본다

"옥아 저기 통을 갖고 와라 이걸 저기다 놓고 손으로 꼭꼭 눌러서 마루에 놓으면 된다그럼다음 마르면 볏짚으로 밑바닥을 엮어서 네군데 줄을 만들어 가운데 마른 메주를 놓고 그 네군데 볏짚을 위로 향하게 해서 두줄 두줄 잡아 한군데로 엮어서 묶어 달아 놨다가 잘 마른다음 담요에 싸서 아랫목에 놓으면 이듬해 봄에 꺼내 씻어 말려서 장을 담그는거란다 알겠니?"

엄만 옥이가 알아먹지도 못하는 순서를 되네이며 한 손으로 메주를 다듬는다

"휴~~~~~~~~~~~"
옥이는 메주가 다 된것보다 욕을 다들었다는 생각에 맘이 편하다

김이 모락모락 아직도 나는 메주가 엄만 머 그리 이쁘다고 손바닥으로 살살 문지르고 만지고 쓰다듬는다

"얼른 보재기 빨고 볏짚가져다 뒤란에 갖다 버리고 걸래질 해라"
엄만 벌써 말로서 다 치웠다

옥이는 한참을 해야 다 치우는데 엄만 벌써 고무신 신고 나간다

보나마나 담뱃집 가서 "보름달 "카스테라 방에다 우유하나 먹을것을 옥이는 안다

하지만 따라가지도 먹고싶지도 않다

일이 있어도 옥이는 집에 혼자 있는게 편하고 좋다

바람이 불어와 마루가 뽀얗게 보여도 뒤란에 낙엽이 여기저기 뒹굴어도 샌디가 똥을 많이 싸도 옥이는 혼자 집에 있는게 여간 좋지가 않다

누가 욕을 ,누가 잔소리도,누가 흉도 ,누가 심부름도 안시키니 옥이는 정말 팔자가 좋다

얼굴에 주근께가 하나가득 있는 옥이

키가 작고 통통한 피부가 검은 옥이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는 옥이도 혼자일땐 항상 엄마 흉내도 내고 돌아서선 옥이가 되어서 빌기도 한다

하지만 빌때가 더 많다

다 떨어진 밤나무 아래 낙엽 태운게 많이 쌓이고 샌디가 집에서 안나올때쯤이면 옥이도 밖에 일이 적어진다

옥인 추운지 구멍이 숭숭난 엄마 쉐타을 입고 팔을 숭숭 걸어 부치고 거울을 본다

무릎이 쑥 나온 나일론 바지에 발가락 나온 양말 그리고 머린 언제 빗엇는지 잔머리가 여기저기 술술 풀려나오고 그나마 긴 머리는 까만 고무줄에 묶여  돼지 꼬랑지 처럼 말려있고 엄마 쉐타에 팔을 걷어부친 작은 팔은 누가봐도 단단해보인다

동그란 얼굴에 턱 붙인것 같은 코에 빨간 입술 그리고 쌍거풀이 크게 진 동그란 눈 ,,,,,,,,,,

흐리게 거울에 비취고 군데 군데 거울 뒤가 까져서 보이지 않는 거울에 옥이는 이리저리 혼자 비춰보고 웃는다

옥이가 서로 마주보고 웃는다

궁뎅이도 만져보고 팔도 오무렸다 펴보고 뒷모습에 고개만 돌리고 보고 그렇게 한참을 보곤 엄마 올까 얼른 밖에 나가 빗자루들고 뒤란으로 나간다

바람이 또 분다

옥이가 말아올린 쉐타를 얼른 내리고 샌디를 본다

":샌디야 너두 춥지? 나두 춥다 이거 엄마껀데 되게 따뜻해 입으면 그리고 발가락이 시린데 이건 이렇게 잡아 당겨서 신으면 따뜻해"
옥인 신발을 벗고 구멍난 양말을 잡아당겨서 구명을 메꾸고 다시 신발을 신느다

샌디가 고개만 갸웃거릴뿐 못알아 듣는게 분명하지만 옥인 상관 않는다

아무소리 안하고 들어주는 샌디가 옥인 좋은것이다

뒤란을 쓸다 말고 둘이 마주않아 샌디는 옥이 얼굴을 핥고 옥인 웃는다

낙엽이 떨어지거나 말거니 지금은 옥이가 샌디하고 노는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