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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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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 첫딸을 낳고


BY 싱크대앞동네 2004-11-14

결혼날짜 잡고 결혼식까지 6개월..

결혼식이라는 알을 낳기 위해

바다를 건너고 모래를 파헤친 뒤 알을 낳는 바다거북의 고통이 그러했을까

48킬로그램이였던 몸무게는 44.5로 다운되었다.

임신 3개월의 몸으로..

우리 첫아이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결혼을 안했을지도 모른다.

결혼하면 머 다른 삶이라도 열리는줄 알았는지..

여자의 삶이 그러한데...

뒤웅박팔자라고들 하는데..

첫아이는 딸이었다.

나의 눈을 닮고, 남편의 코를 닮고, 시아버님의 인중을 닮고, 친정엄마의 이마를 닮은..

참으로 골고루, 서운하지않게 조금씩 닮아서 나온 아이였다.

나오자마자 눈을 깜빡거리면서 ㅡ날 힘들게 한게 누구야ㅡ 항의라도 할양으로

부리부리한 두눈을 커다랗게 떴다.

재빠르게 나의 시선과 아기의 시선의 중간에 파고들며

ㅡ아빠야! 아빠!

아직 보이지도 않은 눈동자에 눈을 맞추는 남편..

첫아이는 그렇게 정신없이 낳았다.

어느정도 아파야 아기가 나오는지..

이때쯤이면 나올려나...

그런 한가로움을 잊고 앞섶이 다 풀어 헤쳐지고 간호사에게 질질 끌려가서

부들부들 떨면서 낳았던 첫아이.

임신기간동안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아이는 쉴사이 없이 울었다.

밤에도 아기띠를하고 침대에 기대어 잠을 잤다.

몸에서 떨어지면 우는 딸을 보고 친정엄마는 속상해 하셨다.

-이그, 이 울녀야~-

그렇게 첫별명도 지어졌다.

내가 임신기간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기가 예민한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아프면 열부터나곤 했었다.

6개월쯤 댁에서 한 이틀을 물한 모금 안마시고 열나고, 쓰러져서 헥헥거리는데,

그때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눈앞이 깜깜해질 지경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서 첫아이 5살이다.

아기였을때 곧잘 해주었던 말

ㅡ어머~ 내영이 눈속에 별이 있네~ 어.. 그리고 엄마가 있네~

그 말을 배워서 처음으로 딸아이가 내게 써먹던 그날..

ㅡ어! 엄마 눈속에 별이 있네~ 그리고 내영이도 있네~

그 말을 듣는순간, 마음에 아리한 느낌이 퍼졌다.

 

내영이, 넌 어느 하늘에 날아다니다가 엄마품에 떨어졌니..

넌 날개만 달면 하늘로 곧 날아가버릴것만 같군아.

넌 엄마맘에 또다른 가시나무로 자라겠지.

넘  빨리 자라지마라. 엄마품에 있을때, 많이 품어줄께.

사랑해 아가야, 내아기..

 

(엄마.. 내가 내영이를 사랑하는것 만큼 엄마를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엄마가 절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정도인지 알것 같아요.

너무나 감사드리고, 엄마의 삶이 고되고 후회되시더라도

전 엄마가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제 눈속에 엄마도 있다우~

 

맏딸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