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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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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그렇게


BY 바늘 2004-11-12

군에 간 아들아이가 휴가를 나왔다.

 

사박 오일간 휴가는 너무도 짧은듯  지나가고 내일이면 다시 귀대를 하여야 하는데

 

하필이면 회사 업무가 한달중  제일 바쁜 업무를 처리하는 기간이라서 몸도

지치고 근무 시간도 늘어나 변변한 밥상도 한번 못차려 주었기에  이래 저래

서운하던차 오늘은 별러서 퇴근 후 딸과 함께 셋이서 오붓한 저녁 외식을 약속

하였다.

 

너희들 뭐 먹을래?

 

먹고 싶은것 잘 생각해서 엄마 퇴근 시간 맞춰 회사 근처로 오렴~~

 

파김치가 다되어 어둠이 짙게 깔린 저녁, 길을 나서는데 11월 중순 찬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딸아이와 아들아이 서로 따로 따로 약속 장소로 왔는데 칼처럼 시간도 잘 지켜 주었다.

 

에구~~ 이쁜 내 새끼들~

 

메뉴를 정하였냐 물으니 가까운 훼미리 레스토랑으로 가잔다.

 

요즘 경기가 안좋다고 모두들 아우성인데 그곳은 유명세 탓이런가 계단 아래로 

손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고 마침 부지런하게 서둘러 도착해서 기다림

없이 자리 안내를 받았다.

 

나빠진 시력으로 양미간 눈살을 찌프리며 메뉴판을 바라 보는데 휴~ 복잡하기도 하여라~

 

음식 이름 옆에 사진으로  메뉴 안내가 되어 있어 다행이지 그 알쏭 달쏭한

버터냄새 폴폴나는  이름으로만 주문을 하게 되었더라면

 

에그그~

 

세대차이런가?

 

아이들은  구색 맞춰 겹치지 않게 샐러드와 스테이크, 한치 튀김에 마실 음료까지

깔끔하게 주문을 척척 잘도 해나간다.

 

고기는 미디움으로 익혀야 맛도 있고 소화도 잘된다 하고 음료는 오렌지를 즉석에서

갈아 약간의 탄산을 넣은것이 맛이 있으며 오징어링 튀김인줄 알았더니

한치 튀김인데  접시 한켠에 담아 내온 빨간 쏘스에 찍어 먹어야 맛이 좋다고 한다.

 

마침 할인 카드가 있어 생각보다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니게 모처럼 군에서 나온

아들아이와 이쁜딸과 그렇게 셋이서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였다.

 

써빙하는 직원들도 얼마나 친절한지 아들 아이가 휴가를 나왔다 하니 즉석 사진을

찍어 축하글 까지 꼼꼼하게 적어 선물로 전달해 준다.

 

정말 이런 친절함의 노하우가 있기에 불황중에도 손님이 바글 바글 ~~

 

이유를 알겠네~~끄덕 끄덕~~

 

화살처럼 빠른 세월 ~

 

가을도 급하게 빈 나무 가지만 남기며 지나가 버리고 어느사이 찬바람 스며드는

11월 중순~

 

순간 순간 아찔하도록  멀미나는 삶속에 그래도 튼실하게 바른길 잘 걸어가는 아이들이 

있기에  힘이 나는 바늘입니다.

 

으랏차차~~~

 

아들아~ 딸아 그대로 그렇게 잘 걸어가렴~~ 반듯하게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