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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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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사랑한다..사랑한다..사랑한다(일기형식)


BY 아이비 2004-11-12

드르렁 드르렁..잠시 숨이 멎는듯 머추다 다시 한숨과 같은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그러기를 계속 반복하면 아이의 아빠는 안쓰러워 아이를 왼쪽,오른쪽으로 눕혀보고 편안한 숨소리가 들릴때까지 옆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잠자리에든다.

이제는 아빠,엄마,동생까지 자장가로 생각하며 지낸다.

우리집 첫째아이다.

9살이다.

가끔 엄마대신 동생 한글/숫자공부를 가르치고 야단을 쳐서 울고 있으면 방으로 대려가 꼭

안아주며 눈물을 닦아주는 큰아이를 보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훔친다.

감동 그 자체인것이다.

 

우리아이의 6년(태어나서)은 그 누구보다도 힘든 하루하루였고, 눈물의 연속이었고....엄마

에게는 살을 깍는듯한 아픔과 눈물의 6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니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아이가 이렇게 변화되고 똑똑

하게 자란 모습을 보면 한번쯤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드라마와같은 일이다.

 

요즘 "부모님 전상서"를 보셨는지요?

김희애의 아들로 나오는 아이.......

 

아이는 엄마의 몸속에서 나오면서부터 울기시작해 눈을 뜨고 있는 순간은 울고만 있었고

신생아가 하루 20시간을 자도 모자랄텐데 아이는 하루 4시간 이상을 잠을 자지  않았다.

특별히 부족한것없이(신체부위) 태어났고, 건강 또한 아주 좋았다.

병원에서도 차츰 차츰 좋아진다고 했고, 주위에서도 변할거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밥을 먹으면서도 청소를 하면서도 빨래를 하면서까지 업고 있어야 했다.

태어나면 금방이라 했던가....돌이 지나고 두돌이 넘어서는데 아이는 아빠,엄마를 부르지

못했고 "인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고 웃지도 않았다.

겁이 났다.

 

병원문앞에 엄마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았다.

"내가 우리아이를 데리고 이런곳(소아정신과)를 왔구나"......[자폐는 아닙니다...하지만

이대로 집에 묶어두면 아이는 심각해지고 맙니다..내일부터 언어치료를 시작해야 겠어요]

어여쁜 얼굴의 선생님의 입에서는 천둥처럼 무서운 말이 쏟아져 나왔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듯한 느낌.................이럴때 쓰는구나]

차디찬 복도바닦에 앉아 얼마나 울었을까.

[엄마가 정신차려야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더욱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 듭니다

그만 울고 마음을 가라앉히세요......지금이 시작이라고,우리아이는 금방 좋아질거라고

굳게 믿으면서 한가지를 수천번씩 가르쳐야 한다는 굳은 마음으로 시작해야 해요]

한 어머니가 내 어깨를 감싸며 한없이 가여운 눈빛으로 나를 달래고 있었다.

[우리아이도 여기에 다닙니다.....나는 그분을 다시 쳐다보았다.

[늦은 나이에 아이가 갖고 싶어 무리하게 낳았는데 이렇게 되었다면서 눈물어린 목소리로

힘내자고 내 어깨를 다독이며 돌아섰다]

 

전쟁이었다.

엄마와 아이와 전쟁

입에서 한마디라도 나오게 하기위해 엄마의 입에서는 한가지의 단어가 백번이상이

뱉어져 나왔다.

그렇게 병원으로 뇌 발달에 좋다는 음악치료실로, 한적한 시골 산행까지.

 

1년을 다니기 시작했을쯤.

배가 고팠을까......낮잠을 잠깐 자고 일어난 아이는 씽크대 위에 있는 우유를 보더니

손가락질로 "맘마" 하는것이다.

말과 함께 인지가 시작된것이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때가 아마 3살 아니, 4살이었던것 같다.

다시금 마음을 다져 먹었다.

 

과감하게 일반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마음먹고 실천에 들어갔다.

아이에 대해 모든걸 말하고 받아 달라고 애원 아닌 애원을 할 셈이었다.

의외였다.

기독교를,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그런지 쉽게 허락했고 마음을 다바쳐 노력하겠다고

엄마의 손을 잡고 우시는게 아닌가.........얼마나 고생하셨어요.

그때부터 선생님들과 일심동체가 되어 움직였고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말하는건 서울,부산

까지 가서라도 구해왔다.

 

아이가 변하기 시작했다.

인지가 급속도로 빨라졌고 말 또한 몰라보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7살이 되어서는

간단한 문장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집 큰아이

초등학교 2학년이다.

어제는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와서는 "엄마 100점 맞으면 뽀뽀해주기로 했지" 한다.

어여쁘다.

보통아이로 거듭난 우리아이가 대견스럽고 예쁘다.

보통으로 돌아오기까지 이렇게 힘들고 어려웠는데 지금 보통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그런걸

모르고 살고 있다.

 

욕심이 생긴면 나는 되세긴다.

보통아이가 되었어.....보통아이가 되었어.......그만하자.......우리아이는 보통아이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학원에 다니고, 초등학교에 다니고있어........10번이고 백번이고

중얼거린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그런것 같아요.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사랑.

세상에는 사랑이 많지요.

그렇지만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건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아닐런지요.

사랑한다.......사랑한다.........사랑한다...............지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