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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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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BY 선물 2004-11-09

오늘은 잠시라도 글 곁에 머물고싶습니다.

요즘 지나치게 바빴거든요.

그냥, 별 소득도 없으면서 그렇게 바쁜 날들이었습니다.

 

남편의 일이 생각보다 많이 힘든 상황이라 곁에서 보기도 안스럽고 해서

저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저 어떤 일을 시작했거든요.

 

언제나 그렇듯 세상에 쉬운 일은 없고

저 좋아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시작한 일인데도

막상 돈과 연결되다보니 속상한 일도 많고 정말 만만하지가 않네요.

 

그러다보니 시간이란 것이 얼마나 귀해지는지

이런 시간조차 쉽게 허락되질 않습니다.

 

물론 딸아이 일로 정신 없을 때는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지요.

지금 제가 다른 일로 힘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 지를 전 너무나 잘 압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을 힘들게 생각할 수 있음이 오히려 감사하다는...

더 심한 고통이 없기에 이런 일로 힘들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그런데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하다보니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일단 기억용량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

어제는 최악이었지요.

전화기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시어머님께 들키기 전에 찾아내려고...어머님은 지금도 엄청난 용량의 컴퓨터랍니다.ㅜㅜ)하다가 포기 직전에 찾아낸 곳이 장농 속 반짇고리함이었답니다. 왜 그 곳에 있었는지 지금도 잘 몰라요.

그리고 저녁에 다림질을 하다가 남편을 쳐다보니 사과를 깎으면서 맛있게 먹고 있더군요.

"음, 맛있겠다. 그걸 어떻게 혼자 먹냐? 나도 한 조각 좀 주지."

근데 그 말을 듣고 곁에 계시던 어머님과 남편이 절 이상하게 쳐다보시더라구요.

????

"왜요?"

"방금 줘서 먹었잖아."

그러고보니 먹은 것 같기도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입 속에 사과향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영 얼떨떨한게 기분까지 나빠졌습니다.

 

워낙 신경 쓸 일이 많고 바쁘다보니 정신은 더 없어지고 쇠진해가는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이 말을 했더니 그냥 웃는데 전 조금 쓸쓸해졌습니다.

 

몸도 바쁘지만 맘까지 바쁘니 느긋한 것이 좋은 저로선 감당하기가 참 힘든 것 같아요.

아무 걱정 없이 그냥 여유 있게 생활하며 이렇게 글이나 읽고 쓰고 그렇게 지낼 수 있음 참 좋겠다 싶어요.

 

내 나이 마흔, 이 한 해를 참 어렵게 어렵게 지나갑니다.

괜히 저 땜에 심란스런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님은 제 동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