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앙~~ 어린 딸아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숫한 세월을 맞아드린것만큼 훈장처럼 쪼글쪼글
온통 주름투성이인 얼굴에 금방 이래도 멎고야 말것만같은
가쁜호흡소리가 안쓰러운데 가끔 찾아보는
외증조할머니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린다
엄마~엄마한테 갈래 무서워 으아~
할머니가 아이의 울음소리에 어쩔바몰라하시면서
얼른 내 무릅위에 아이를 올려놓는다
얘 가영아 외그러니 할머니가 너예뻐 하시는데 .....
시러 시러 무서워 마귀할머니같애 마귀할머니야
할머니목에혹도달렸어
아니 얘가 외이래 할머니께 그런말을하니
할머니 죄송해요 내얼굴은귀밑가지뻘개져서
도저히 할머니 앞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철없는 애가한말이라지만 .....
당황해하면서 어절줄모르는나를보며
괜찬타 애한테그러지마라
내가이제갈때가되긴댔나보다 저 녀석이
정을떼는가보구나
정말 그리곤 얼마 안돼어서 할머닌 돌아가셨다
쭈굴탱이 노할미가 마귀같기도 하겟지
쌕쌕 할머니의 숨소리가 가쁘다
속상한 마음에 애를데리고문밖으로나가 엉덩이를
때려주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유독 할머니 정이 애틋한 나로선 이제 얼마 못사실
할머니만 생각하면 안 그래도 눈물이 나는데
자주 찾아뵙지도 못한 내탓이기에 더화났엇다
큰애는 안그랫는데 그땐 외가랑 가까이 살아서
볼일 있으면 할머니께 아이를 맡겨두고 곧잘
내볼 일도 다녔는데
그래서인지 큰아이는 할머니 목의
혹을만져보기도하면서
노할 머니 엉아가 나중에의사해가지고
할머니목안아프게 약도발라주게요
아랏어요 아파도울면안대요
그런영아를할머닌 더욱이뻐하셧고
사랑으로 애지중지 하셨다
큰아인 할머니무릅에서 내려올줄을못랏엇는데
오히려 다리가져리셔서 내려놓으면
무릅에안겟다고 때 쓰며 울고 했는데
둘짼 외이렇까 다내잘못인것만같아 너무화가났엇다
하구만은 말중에 마귀할머니 라니 혹이라니
우리할머닌 이상하게도 정말 목에혹이있어서
별명도 혹부리할머니였다
실어하셨지만 어절 수없이 그렇케불리우셨다
이상하게도 제거라도할려고 병원에입원이라도할지면
집에에 큰일이 생긴다 누가다쳐서 죽을지경이되거나
아니면 심한 금전적손해도 본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고 수술하려거나 검사라도
받을려면 꼭 일이터지고말기에 복혹이라며
여지것 그냥두신거다 그래서인지 정말로 큰부자는 아니어도
돌아가실 때까지 돈 걱정 없이 사시다 돌아가셨다
모처럼의 가을 나들이에 단풍은 곱기만하고
산아래 길모퉁에 노점을 펴고 옹기종기 둘러앉은
할머니들의 자질구레한 몇 가지의 말린 나물과
곱게잘익은 늙은 호박에 죽죽 깊이 패여진골이
내할머니의 골 깊은 주름이 생각났다
마당 가운데 놓여지 평상에 어수선하게 삐딱삐딱
마구 썰어 죽죽늘어놓은 떱기만하던꽃 감쪽들
볓좋을때 빨리말려야한다고
서둘러 뒤적대던 빨간 고추
싯어도씻어도 씻기지않는다는 손톱 밑의 검은 흙때를
더럽다고 할머니가한 밥 안 먹는다는 나를 위해
굽어진 허리로 큰 길까지가서 사오신 짜장면이 퉁퉁불엇다고
타박하면서 먹어대던 나를 위해 치마를 걷고 이리저리 휘둘러
속바지 호주머니 속에 서 무언가를 꺼낸다
하얀 무명실이 까매져서 검정무명실같이된 할머니의 쌈짓돈은
어느새 내손에쥐어져있엇다
에비 에미말 잘 듣고 공부열심히하고 아프지마라
울 강아지 이걸로 눈깔사탕사먹고 핼미보고싶은면 또오너라
어른이되어도 가을걷이가 바쁜 할머니일 아랑곳 안으며
누워서딩굴거리다 집에돌아 올채비를하면
할머닌 으례것 주머니에 이것저것 담아서 싸 메고 또싸메고
할머니가 챙겨준 꾸러미가 다가지고갈올수도업을만큼샇이고
한치의오차도없이 할머니의 쌈짓돈은 내손에쥐어주신다
이거 가지고 가 니새끼 사탕사줘라 ,
눈물이핑돈다
마루에서 무릅베고누워 하늘을바라보며 듣던
호랑이애기는 이제그만하고
다른애기해달라면서 징징대다
잠들던 할머니의무릅이 그립다
높이 올려다 보이는 하늘이 참으로 맑다
할머니 잘게시죠 저 지금할머니보고싶은데
할머니저보이세요
눈물이핑돈다
눈깔사탕 사먹으라고내밀던 할머니의 쌈짓돈을 생각하면서
따듯한 가을볕이 할머니의 품속같애
그리움으로 호박한덩이사 가뿐히 들고 걷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