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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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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처음이라서


BY 보라 2004-10-13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나 그래서 결혼하면 넘 멋질것이라고....그래서 5월이 너무 아까워서 널 위해 날 잡았어

4월30일에 남산에 벚꽃구경 갔다왔더니 언니가 하는 말이랍니다 

손한번 잡아보지 않고 결혼하게된 우린 너무나 어색했었죠

그런데 이상하게 결혼을 하니까 당당해서인지 손도 잡고 어깨동무도 하고 팔짱도 끼고 그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는거예요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 결혼을 한 나에게 남편이 하는말 3일후에 집드리 하기로 했으니까 준비해 인원은70명이야

전 설마설마  했죠

그래서 배추도 사고 언니 도움도 요청하구요

첨으로 배추를 사서 반으로 잘랐더니 꿈틀거리는 벌레가 2마리나 있는게 아니겠어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에프킬러를 뿌려댔죠 죽을때까지 계속  ...주---욱 

배추 4통은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언니의 잔소리와 함께 쓰레기봉지속으로 쑤욱

어떻게 그많은 사람들을 다 감당했는지 지금도 신기하답니다.

 

저는요 신혼때 음식을 너무 못해서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압력솥을 못 열어서 남편이랑 20분을 실랑이 하던일하며, 한달내내 달걀4판으로 후라이만 해 먹은일 하며 시래기된장국 끓이는데 소금만 넣고 끓인거 하며 밥하는데 물양을 못맞춰서 죽인지 밥인지 모르는 밥을 둘이서 맜있게 먹은거 하며

그렇게 좋은가봐요 새로운 삶을 산다는것은 내가주인이고 남편이 주인이고 그러니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주역이 된거잖아요 그래서 마냥 좋았나봐요

그토록 사람을 좋아하는 남편은 늘 다정했죠 결혼 2년차, 5년차, 10년차 되신 모든분들의 뼈있는 말씀 딱 1년이다 그러는거예요

"우린 아닙니다."

자신있게 큰 소리로 얘기하던 남편은 통계적으로 나온 수치를 맞추려는듯 그렇게 1년동안은 잘 지켜서 다정하고 사랑스럽고 자상했다구요

 왜 신혼시절 하는지 이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알겠어요

결혼생활 오래하면요

서로에게 맞췄던 모든것들을 내게 맞춰주길 아이에게 맞춰주기를 자꾸 요구하게되나봐요

무뚝뚝하게 변해버린 남편

그만큼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생겨서 무게에 짖눌려서 그런다 셈 쳐도 너무한거 아니예요

난 항상 옆에 있는데

물 심부름할때 니모컨이 필요할때 커피가 생각날때 그때만 보이는지

이젠 김치도 잘 담그고 밥도 잘하는데 남편은 칭찬에서 멀어지기만 하네요 결혼9년차인 부부들은 다 그런것일까요

무지 그립습니다 손잡고 약수터 다니던 그 시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