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 모두 나갔고
청소는 -------- 하지 않았고 설겆이 --------- 잔뜩 쌓아 놨습니다
콧물나오고 눈물 나고 머리 는 띵 하고 목 은 따갑고 안아픈데 없이 다아파서 아침 일찍 병원 갔다와서 한 시간여나 누워있다 겨우 청소 시작했으니 집안이 엉망 인데 남편이 점심식사 하러 집에 들어왔습니다
"이게 웬일이야! 아직도 아퍼?"
"응......"
" 나중에 치우지 뭘 이렇게 늘어놓고 그래"
하면서 개수대 앞으로 가더니 설겆이를 하는겁니다
"잉!!! 이게 뭔 일이여, 당신 지금 뭐해 설겆이 하는겨?"
"응 ? 응 설겆이 하는거...........맞아 "
남편은 내가 아무리 아파도 설겆이는 절대 금지 였습니다
비 오는날 빨래는 가끔 걷어다주고 막내가 잠뜻 하느라고 울면 가끔 봐 주긴 했었지만 설겆이는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절대 사절이였는데 ... 매일매일 하던 일을 하는 것처럼 개수대 앞에 쓰윽 가서 서더니 설겆이를 합니다
냉장고에 있던 반찬 내놓고 고추장 찾아놓고 ( 남편 은 고추장 대장이거든요) 보온 밥통을 열고 밥을 퍼 놓습니다
"먹고 해 기운없는데 먼지 먹으면 더 힘들지 , 빨리 먹어"
놀라워하는 내게 밥먹기를 재촉하고는 쑥스러운지 자기 먼저 먹고 얼른 나갔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밥상을 차려주는것을 보면 무지하게 부러웠는데.......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얼떨결에 남편이 차려준 밥상을 받았습니다
우리집 에선 상당히 큰 사건을 일으킨 남편
이튿날 아침 밥상에서 딸들에게 한마디 더 했습니다
"엄마 힘드니까 니들 엄마 많이 도와줘라 "
"아빤 !!! 요새 맨날 엄마만 챙기고......"
" 야 임마 엄마 도와주라는데 뭔 말이 많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