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올때마다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 숱하게 붙어있는
전단지다.
나는 그런 전단지들을 볼때마다 "이 놈의 전단지...정말 짜증나.."
항상 이렇게 말하곤 한다.
매일 집으로 들어올때면 이 전단지들을 불편한 마음을 담아
마구 뜯어내곤 한다.
그러던 어느 쉬는날이었다.
TV를 보고 있는데, 전단지를 붙이려는지 스카치 테잎 뜯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도망갈새라 재빠르게 행동했다.
따지기 좋아하는 요즘 새대들을 비판하면서도 이번 일만큼은
정당한 것이라며 내 자신을 합리화 하며 벌떡 일어났다.
"이그...정말 한마디 해야지."하는 맘으로 문을 여는 순간.
이미 내 낌새를 눈치챘는지 얼른 돌아서 붙여놨던 전단지를
황급히 뜯고 있는 아줌마가 보였다.
초등학생 아이들을 뒀을법한 나이의 아줌마.
'순간...내가 왜 문을 열었던가' 싶었다.
'그냥 붙이도록 둘걸...'
내가 만약 아이들의 엄마가 된다면...
전단지라도 붙이면 아이가 학원을 다닐수 있다면...
난들 붙이지 않았겠는가...
벽에 도배를 하는한이있더라도 붙이러 다녔을 거란 생각을 하니
미안해졌다.
그래서.."너무 많이 붙이진 마세요."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부끄러워하는 아줌마의 뒷모습...
미안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내가 더 미안했다.
누군들 붙이고 싶었겠는가?
요즘같은 불경기에 전단지라도 붙일 수 있다는게 어딘가?
그렇게라도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사람의 삶이란게, 모든 것을 다 따져 물을 수 있는 것도,
모든 것이 논리정연하게 떨어지는 것도,,생각한데로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것도 없는 것을...그렇게 힘든 것을...자꾸 잊는다.
요즘, 내 주변의 사람들은 정당하다는 말하기 좋은 허울하래
사람의 오가는 정을 무시할 때가 많다.
새삼, 오늘 내게서도 그런 모습을 발견하고 부끄러웠다...그리고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