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금까지 나한테 해준게 뭐있어?"
"................
"당신이 해주는 것하고 ......... 당신이 사주는 것하고 같냐........"
어쩌구저쩌구 ........ 그럴 수 있어 이십여년을 살았는데 이럴 수가 있어 엉엉엉엉..................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한번 쏟아지기 시작한 불만은 막을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사건으로 시작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무슨 이유인지 쬐끔만 바가지를 긁으려고 했는데 울음보가 터진것입니다
별일 아닌것을 가지고 얘기하다 울고 불고 하는 마누라를 바라보는 남편의 표정이 점점 심상찮게 변해가는 것은 알겠는데 뭔지 모르게 복받치는 내 설움에 남편의 심정 따윈 신경쓸 여유가 없다
왜 이러는지 울다가도 잠깐 생각을 해봤지만 뚜렷한 이유는 찾을수 없는데 ....
한참을 울다가 혼자 그치려니 민망하기도 해서 이쯤에서 달래주는척 하면 그만 그쳐야지 하고 화장실 가는척하고 찾아보니 이남자 나가고 없다
그럼그렇지 ..... 마누라 한번 다정하게 위로해 주면 입이 불어트냐 귀가 먹냐 .......아이구 바라는 내가 바보지 괜히 혼자 울고 불고 한것이 생각해 보니까 헛웃음이 난다
하루 이틀 당한것도 아니면서 감히 그런 기대를 하다니....... 아이구 이철없는 아줌마야
"당신 오늘 나하고 같이 가자 나가서 딴 소리 말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하고.....
순간 적으로 잔머릴 싹싹 굴렸다
나혼자 가서 필요한 것살테니까 돈으로 달라고 해 ! 싼거 사고 비싼거 샀다고 하면 자기가 어떻게 알아 그런게 한두번이냐 하나값으로 두개 사면 그게 어딘데.......
함께산지 벌써 몇 년인데 내 잔머리 굴리는 소리를 못 알아듣겠냐는 듯이
"오늘은 나하고 같이 가야 되니까 그런줄알아"
"그래 그러자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하루가 가고 일년이 가는것은 마찬가진데.......큰 맘 먹고 따라가자"
앞장선 남편을 따라 이곳저곳을 들러서 이 옷도 입어보고 저 옷도 입어보는 재미를 누리고 순전히 남편 취향인 점퍼와 바지가 마음에 썩 들진 않았지만 받기로 했습니다 오늘 잔소리가 많아 모처럼의 남편 기분을 망치면 다음엔 국물도 없지 싶어 많이 참았습니다
별 무리없이 자기 취향대로 사 준 선물을 받아들인 마누라에게 새 옷을 입혀놓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한마디 하면 될 것을
"당신 내 입 막으려고 사준거지?"
"...................
"그럴 줄 알았어 그런다고 내가 잔소릴안 할줄 알아 이게 바로 옆구리 찔러 절 받기야"
" 아니야 이사람아 "
씨익 웃는 남편의 얼굴을 보아하니 내가 고마워하는것을 아나 봅니다